송전탑 공사발주과정에서 하도급 업체의 비리를 눈감아 주고 뇌물을 챙긴
한전 간부와 무면허 업자 등 11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또 이 과정에서 공사비가 증액돼 57억원의 세금이 낭비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지검 특수2부(김인호부장검사)는 1일 한전 서울전력관리처 처장
방우섭(58)씨 등 3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부처장 이호순
(55)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또 무면허 전기공사업자 김재호(45)씨 등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신원전설 대표 심한섭(37)씨를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방씨는 96년 9월 한전이 발주한 경기도 양주등지의 송전탑
공사 사업비를 과다계상하는 등의 비리를 눈감아주고 업자들로부터 1천60만원
을 받은 혐의다.

조사결과 송전감독 윤상철(33)씨는 김씨 등으로부터 4천4백20만원을 받아
송전건설과장과 송전부장에게 1천8백여만원과 5백여만원을 각각 상납하고
이들은 다시 처장과 부처장에게 수백만원씩을 연쇄 상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자 김씨는 송전탑 공사의 원도급업체인 한진종건 공사현장 대리인
김동초(31)씨에게 4천만원을 주고 관련 서류를 위조, 헬기수송비용 38억원을
과다청구해 가로챈 혐의다.

송전탑 53기를 세우는 이 공사는 한진종건이 27억원에 낙찰받아 신원전설과
대조전설에 23억원에 일괄 하도급을 줬으며 신원과 대조는 김씨에게
재하도급을 주면서 부당 설계변경 등으로 실제 공사비가 80억원으로
부풀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진종건 신원전설 대조건설 등은 하도급 대가로 2억6천만~10억원씩을 앉은
자리에서 챙겼으며 신원전설 심씨는 재하도급 대가로 한진종건측에 1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