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태 농림부차관 얼마전 70년 전통을 가진 흥농종묘가 멕시코의 다국적
기업인 세미니스사에 인수됐다.

흥농종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종자업체라는 점에서 우려의 소리가
높았다.

우리의 유전자원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흥농종묘의 인수는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유전자원이 풍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유전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나라에 속한다.

따라서 토종유전자원의 보전못지 않게 외국의 우수한 자원을 도입해
육종재료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70년대까지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체계적인 유전자원 관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80년대 들어서야 유전자원관리 규정을 제정해 무분별한 유전자원의
해외반출을 방지했다.

이때 설립한 종자은행덕분에 보존관리되고 있는 국내외의 유전자원이
13만5천점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유전자원 보유점수와 활용면에서
크게 뒤떨어져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 유엔이 90년대 들어 유전자원을 인류공동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기 위한 생물다양성협약을 제정, 인류의 공동대처를 촉구했다.

그렇지만 선진국은 유전자원의 자유로운 이용을, 개발도상국은 유전자원
이용에 따른 이익의 공동분배를 각각 주장하는 등 이해관계는 다르다.

따라서 흥농종묘의 해외매각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토종유전자원의 보존과 개발, 전문가양성, 종자은행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21세기 종자산업을 첨단생명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
후손에게 소중한 유전자원을 물려줘야겠다.

< DTKim@MAF.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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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필진이 오늘부터 바뀝니다.

11, 12월 두달동안의 집필은 김동태(월) 농림부차관, 김수중(화) 현대자동차
총괄사장, 이한우(수) 신한경영연구소고문(방송인), 김재룡(목) 한화증권
사장, 정문술(금) 미래산업사장, 시인 노향림(토)씨 등이 맡게됩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