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 회장은 경제특구 개념의 2천만평 규모의 서해안공단 조성,
고선박 해체, 화력발전소건설, 자동차조립공장건설 등 9개 경제개발 협력
사업에 북한과 합의했으며 체육분야에서도 북한과 지속적으로 교류.협력하기
위해 평양에 실내종합체육관을 건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사업은 역시 경제특구 개념의 공단개발과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유전 개발 사업.

또 6월 방북 당시 북한측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10만kW급
평양화력발전소 건설도 새롭게 포함돼 있다.

지난 6월 방북때 합의했던 다른 사업들도 보다 구체화됐다.

현대는 그러나 일부 사업의 경우 전망이 다소 불투명한데다 북한측이
해결해야할 선결조건들이 있어 완전 성사시점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공단 개발 =약 2천만평의 부지사용 계획을 갖고 단계별로 8백만평의
공당부지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30만평을 시작으로 10년간 7단계에 거쳐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공단 입지는 교통이 좋고 우수인력 공급이 가능한 서해안 지역이다.

정 회장은 "현대 계열사들도 일부 공장을 건설하겠지만 약 8백50개
중소기업을 유치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치업종은 <>신발 의류 봉재 직물 방적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제품 <>TV
조립 라디오 선풍기 전자부품 등 남한의 경쟁력 저하 품목 <>음료 식료품
담배 펄프 등 원료조달이 용이한 제품 등이다.

현대는 이 사업이 확정되면 남북이 협의하고 있는 모든 경제분야 사업을
이곳에 한꺼번에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 남북경협사업단 관계자는 "이 사업이 본격화되면 남북간 교역증대
효과가 증대되는 것은 물론 국내산업도 생산기반 강화와 대외투자 환경
개선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개발과 고용창출로 국내의 침체된 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전 개발 =북측의 석유 부존 가능성이 있는 서해안 지역의 석유개발을
제안했고 석유가 생산되면 우선 남쪽으로 송유관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것을
확인했다.

<> 화력발전소 =평양에 10만kW급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키로 했다.

조건은 지불보증이 확보됐을 때다.

따라서 화력발전소 사업은 북한 정부가 해외금융기관 등으로 차관을 확보
하는 것이 우선이며 이 과정을 현대가 협력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 조립공장 =시장 수출할당과 관세문제가 해결됐을 때라고 못을
밖고 있다.

이는 북한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가능할 때라는 말과
같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인데 반해 기술이전을 목표로 자동차 생산 면허를 제한
하고 있어 수입할당제를 활용하고 있다.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면 당장 완성차 5천대의 수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카오디오 조립공장 =실무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내 성사시킨다는 원칙
이다.

이곳에서 조립되는 카오디오는 임가공 형태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고 국내에
재반입하거나 수출이 가능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다.

<> 제3국 건설시장 공동진출 =현대건설이 해외건설을 수주하면 이곳에
북한 근로자들을 동원하는 방식이다.

과거 중동건설 진출때와 같으나 근로자만 북한 사람들로 바뀌는 것이다.

정 회장은 "투르크메니스탄과 리비아에서 견적으로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