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간 방북 일정을 마치고 31일 귀환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건강이
방북 직전보다 훨씬 좋아 보여 관계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방북직전 아주 짧은 거리도 승용차로 이용했으나 이날은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이동했으며 걸음도 훨씬 편해진 것 같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4시 정각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을
통과해 우리측 지역으로 나와 환영을 받은뒤 30m 떨어진 자유의 집까지
걸어서 들어왔다.

김영일 금강개발산업 사장은 "이번 방북 때 평양의 한 냉면집에 들러 5층을
걸어서 올라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방북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판문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김윤규 남북경협
사업단장이 건네주는 발표문을 한쪽으로 밀어 놓은채 모두 즉석에서 척척
답을 해내 방북직전 짧은 기자회견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진기자들의 요구에도 일일이 포즈 취해주는 과거의 모습을 보여 줬다.

현대 관계자들은 "역시 정 명예회장은 일이 있어야 활기가 있는 분"이라며
"대북사업이 잘 풀려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