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페라 공연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오페라 페스티벌"이 5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29일까지 25일간 계속될 이번 오페라 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과 서울의 5개
민간오페라단이 힘을 합쳐 꾸민다.

이 기간중 공연될 작품은 3편.

비제 "카르멘", 푸치니 "라보엠", 베르디 "리골레토" 등이다.

이들 작품은 월요일과 금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한편씩 번갈아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작품당 5번이 공연되는 셈이다.

일주일에 3편을 모두 감상하거나 시간이 남는 요일에 맞춰 각기 다를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한 것.

"레퍼토리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러한 공연방식은 오페라 공연환경이
열악한 아시아지역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개막 공연작품은 "카르멘".

1875년 초연된 비제의 4막 희극 오페라다.

3편중 유일하게 우리말로 공연된다.

"한씨 연대기" "민중의 적" 등의 연극연출로 잘 알려진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이 연출을 맡았다.

김석만은 "정말 재미있는 오페라, 음악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대를 요즘 시대특성에 맞게 꾸미고 마술 춤 등을 적극 도입해 극적
요소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부천시향(지휘 임헌정)이 오케스트라를 맡았다.

김현주 이은주(카르멘), 김재형(돈 호세), 여현구 류현승(에스까미요),
신애령 이아네스(미카엘라) 등이 출연한다.

두번째 공연작품은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라보엠".

연출을 맡은 이소영은 "작품의 시대배경을 20세기 초반으로 바꿔 아르누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비극적 사랑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중심의 무대디자인이 보는 맛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평택시향 상임지휘자인 김정수가 지휘한다.

이지연 이규도 김유섭(미미), 이찬구 신동호(로돌포), 신재민 배성희 파올라
안토누치(무젯타) 등이 나온다.

마지막 작품은 "리골레토".

연출자인 장수동(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이 작품은 베르디가
남성위주의 밤의 세계를 향해 퍼부었던 저주의 노래"라며 "베르디의 의도를
충분히 살린 전통양식의 오페라로 꾸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수동은 또 "베르디가 그려놓지 않은 광대극을 삽입하는 등 색다른
시도로 극적효과를 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용(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이 지휘봉을 잡는다.

전기홍 정태운(리골레토), 김수연 박현주(질다), 이대형 송원철 강영린
(만토바공작), 김정화 박수연 이아경(막달레나) 등이 열연한다.

화.목.토 오후 7시30분, 일 오후 3시30분.

580-1880.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