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내년시즌도 기약할수 없을 정도입니다.

처음 박세리를 보고 어떻게 이런 몸으로 이제까지 견뎌왔는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상태로 지난번 KLPGA대회 2라운드까지 뛴 것만도 철인과 같읍니다.

당분간은 절대 안정이 필수적입니다"

삼성 서울병원 의료진은 "박세리 상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 모습이다.

하권익원장의 얘기와 같이 의료진들은 박세리의 증세를 심각하게 판단한
눈치.

외부로 표현된 박의 병명은 감기, 몸살이 독감으로 발전된 것이지만
전문용어로는 "과훈련 증후군"이라고 한다.

스포츠의학에서는 이 증세를 상당히 우려한다.

이는 선수들의 긴장이 풀리면서 심신이 허탈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고열과
함께 두통이 수반된다.

모든 것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연습도 제대로 할수 없다.

심하면 수개월이상 허송세월 할수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박세리는 감기 이외의 "바이러스 감염"까지 의심받고 있다.

3일 오전까지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전문검사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검사는 척추의 물을 빼서 하는 것이다.

의료진은 검사자체는 별문제 아니지만 선수에게 미치는 심리적 충격을
우려, 아직까지는 추이를 지켜보는 단계이다.

의료진은 박세리의 이같은 증세가 돌발적이 아니라 지난 1년간의
역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세의 어린나이에 압박감과 기대감에 시달리며 경기를 해온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것.

의료진은 외부상황이 어떻건 의학적인 선수보호가 절대적인 것으로
판단했고 그에따라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진은 지금 당장 박세리의 의무팀 구성이 긴요하다고 말한다.

박측은 당초 3일까지 상태를 지켜본후 6일부터 열리는 재팬클래식에
출전하기 위해 4일 일본으로 출국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실제 일본행은 무산된
상태이다.

호전되더라도 일본행은 귀국한 것 이상 무리임에 틀림없다.

현재는 의료진 판단이 절대적이고 그 이외의 사람들도 이제는 "선수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수 밖에 없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