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상승을 위한 손바뀜인가, 아니면 본격적인 조정국면의 신호인가.

최근 주식거래량이 연일 1억주를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면서
증권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루 거래량은 지난 10월29일에 1억1천9백62만주로 1억주를 넘어섰고
30일에는 토요일 반장임에도 불구하고 1억37만주를 기록한 데 이어 2일
1억4천5백79만주로 급증세가 지속됐다.

거래가 급증한 것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력과 외국인 등 매수세력간에 치열한 매매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은행주 등 저가주에 매수세가 대거 몰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도 거래량이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일시적인 조정을
받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그러나 조정강도 및 향후 장세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 추가상승론 =낙관론자들은 차익 및 경계매물을 소화해내며 주가가
440~450선까지는 상승할 것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일의 거래량 폭발도 순환매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다.

최근 단기급등을 이끈 한전 및 삼성전자.전기 등에 경계매물이 출회된
반면 이들 선도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상승폭이 작았던 LG그룹 등
저가대형주에 매기가 쏠리면서 거래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황창중 LG증권 과장은 "주중에 주가 75일과 1백50일 이동평균선 사이에
골든크로스 발생이 예상되는데다 시장의 에너지 소진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순환매가 돌며 완만한 조정이 이뤄지다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점호 대우증권 시황팀장도 "현장세는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엔화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회사채 수익률도
발행물량 급증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수하락론 =비관론자들은 이날의 거래량 급증을 본격적인 조정장세의
신호탄으로 본다.

주가지수 및 거래량이 단기고점에 다다랐으며 주가가 다시 400선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란 시각이다.

예탁금회전율이 3일연속 30%를 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고 거래량이
급증하는 데 비해 신규투자자금 유입속도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사례도 이를 반증한다.

지난 7월22일 거래량이 1억5천9백만주를 기록한 이후 주가지수가 362.07에서
304.79까지 15.82% 하락했다.

지난 10월21일에도 거래량이 1억6천7백만주를 기록한뒤 주가가 380.80에서
360.43까지 밀렸었다.

박만순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경제의 기초여건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지수대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주가상승은 철저하게 외국인매수에 힘입은 것으로 추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 송태형 기자 touhg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