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피에르 자네의 업적 및 사고에 중요한 영향을
줬고 지금까지도 중요한 연구주제가 되고 있다.

최면은 통증 불안장애 공포증 강박증 등의 문제에서부터 해리(갈등을 겪는
인격의 일부를 분리 제거함) 장애, 전환(불안을 덜기 위해 본래 지향하던
대상에서 다른 대치적인 대상으로 감정을 옮김) 장애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신과적 문제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최면은 효과와 위험성 양측면에서 모두 과대평가돼 왔고 때로는
멸시나 무관심의 대상이 되는 등 정신치료에서 적절한 입지를 차지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면은 환자의 내적 자원을 이동시켜 신체감각 스트레스
반응 정신과적증상을 변화시키며 감성의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아주 뛰어난
치료방법이다.

최면상태는 집중력이 매우 강화된 상태에서 신체적으로는 이완되고 해리
능력이 증가돼 있는 상태다.

이는 수초만에 진입할 수도 있고 빠져 나올 수도 있다.

꼭 긴호흡을 유도하거나 흔들리는 시계를 응시해야 최면에 빠지는 것은
아니고 평소 영화나 소설에 몰입해 황홀경에 빠지는 사람이면 최면에 잘
걸린다.

이런 최면 감수성은 5~10세에 가장 높으며 청소년기를 거쳐 점차 감소해
20대 초반에 이르면 어느 정도 고정된다.

25년간 추적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면감수성은 지능지수(IQ)보다
훨씬 신뢰성 있는 지수다.

최면 감수성이 높으면 상상력이 풍부하고 매사에 사려 깊고 직관적이어서
의도적으로 어떤 일에 집중해 창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낮으면 회의적이고 비판적이며 주의 집중력의 초점을 이동시키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최면은 정신치료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최면상태에서는 지각과 반응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또는 자동적으로
나타난다.

또 대뇌피질 좌측 전두엽에는 세타파로 알려진 형태의 전기적 활성이 더
많이 나타나 통증과 촉각에 대한 감응이 떨어진다.

행복감과 창조성을 높여 주는 도파민의 활성도 증가시킨다.

이는 곧 최면이 심리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신경생리학적으로도 통증을
제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면은 공포증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술이나 신경안정제보다 높은
정신치료효과를 나타낸다.

실제로 최면은 비행공포증, 출산공포증, 성폭행피해망상, 가성경련(특별한
문제없이 일어나는 경련),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해리성 인격장애, 전환성
인격장애 등의 치료에 널리 이용돼 적잖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단 한번의 최면치료로 2년동안 금연하는 비율도 25%나 된다.

주의깊게 몇가지 부작용만 피한다면 최면은 매우 훌륭한 정신치료법이다.

< 서울중앙병원(하버드의대 협력의료기관) 국제교류지원실 제공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