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emerging market)국가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잇따라 기채에 성공,
이들 국가의 경제회복에 파란불이 켜졌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16일 국제금융시장에서 오는 2017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2억5천만달러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 8월17일 러시아가 채무상환동결(디폴트)을 선언한 이후 중남미
국가로서는 처음이다.

이밖에 헝가리가 지난주 2억5천만마르크(약 1억5천1백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했고 아르헨티나도 추가로 5억마르크(약 3억달러)를 국제 채권시장에서
확보했다.

또 베네수엘라가 1억7천5백만마르크의 채권을 곧 발행할 계획이다.

이들 국가들은 대규모 채권발행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외화경색 현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흥국가들의 채권 발행 여건이 이처럼 호전된 것은 세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선진국의 공조체제 움직임, 미국 및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인하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1백80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도 신흥국가
들의 신용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이를 반영 미국의 JP모건이 집계하는 EMBI(신흥시장 채권 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EMBI는 지난 9월중순 이후 급상승세를 보여 2일 현재 1백36.24포인트(1994년
1월=100)를 기록했다.

이는 신흥국가들이 발행한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ING베어링의 수석 경제분석가 말콤 로버츠는 "금융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면서 신흥시장 국가들의 채권발행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며 "신흥국가
들의 채권수익률 하락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일본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고 금융개혁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아시아 신흥국가들도 머지 않아 합리적인 수익률로
국제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리먼 브라더스의 경제분석가 기안프랑코 베르토지는 "신흥국가들의
신용경색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그러나 신흥국가의
채권 발행 및 소화는 신흥국가 경기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