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세가 타오르는 주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하루 1천억원에 가까운 순매수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일까, 아니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가 증시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매매동향 =외국인은 최근 3일 사이 8백41억원, 9백21억원, 9백1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매수종목도 한전 삼성전자 등 시장 대표주로부터 주택은행 대우증권 등
금융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지난 연초처럼 가격불문하고 사들이는 모습은 아니다.

일정한 가격대를 정해놓고 "사자"주문을 내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의 김기수 이사는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가격이 맞지 않으면 매수주문을 냈다가도 철회하는 등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외국인 시각 =아시아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모건스탠리증권이 대표주자.

모건스탠리의 펠로스키라는 글로벌 이머징 마켓전략가는 3일 자신의 포트
폴리오 모델(GEMS)에서 한국과 싱가포르의 주식투자비중을 각각 0%에서 2%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의 한 관계자는 "GEMS는 자신이 투자한다고 가정하고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펠로스키가 한국투자비중을 신설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팀 콘던이라는 전략가는 한달전부터 한국이 내년 1.4분기께 경기
저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이날 모건스탠리의 바톤 빅스 글로벌투자전략가도 일본시장에서의
투자가중치를 40%에서 75%로 높일 계획을 밝혀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홍콩계 HSBC증권의 존 우즈 아시아연구실장은 경기가 호전되고 외국자금유입
이 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향후 6~9개월이내에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마이클 테일러 수석분석가는 "폭풍전야"라는 자료를
통해 한국은 아직도 지난해의 IMF구제금융신청 때와 같이 여전히 파산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의 막대한 부실채권, 기업수익저하, 디플레이션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계 골드만 삭스증권은 이날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투자비중확대"의견을
한국 홍콩 필리핀에 대해서는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순매수 언제까지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이지만 그 규모는 들쭉날쭉
할 것이라는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경제의 펀드멘털이 크게 개선된게 아니라 엔화강세 금리하락 등 일시적
인 유동성장세 성격이 짙어 연초와 같이 연속적인 대규모 매수세는 기대하기
는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엔화환율이 다시 1백15엔대를 넘어서면 매수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