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련업종에 종사하던 김씨는 최근 회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명예퇴직을 했다.

회사에 입사할 때만 해도 안정된 대기업이었는데 막상 퇴직을 하고 어려운
경제환경에 홀로 부딪혀야할 것을 생각하니 앞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어렵게 시작한 사업이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면 어떻게하나 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자신의 인생도 새롭게 설계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씨가 새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길은 소자본 창업.

"그동안 회사 생활에 시달리며 얼마나 나의 사업을 꿈꾸었던가. 안정된
직장생활에 안주하며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았던가. 위기가 바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으니 새로운 용기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내 사업을 하기 위해 뛰어다닌 김씨의 사례를 통해 창업레슨을 받아보자.

<>사업구상은 무료 창업안내강좌를 활용

그는 사업구상을 하기 전에 관련기관에서 실시하는 무료 창업안내강좌에
열심히 찾아다녔다.

교재를 실비로 사야 했지만 큰 부담은 아니었다.

무료 창업안내 강좌는 한국생산성본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은행
등에서 실시하고 있었다.

또 컨설턴트들에게 수시로 전화문의를 하면서 "어떤 업종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사업규모는 어느 정도로 해야 할 것인가"를 꼼꼼히 챙겼다.

창업에 대한 정보가 점점 쌓여가면서 김씨가 내린 결론은 IMF경제환경하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은 소자본 창업이었다.

그리고 업종은 재고부담이 적고 아내의 깔끔한 음식 솜씨도 활용하기위해
"도시락 전문점"으로 선택했다.

<>도시락 전문점 창업에 대한 자금계획

김씨는 소요자금 예상액을 산출할 때 최대한 소항목별로 자세하게 분류했다.

소요자금 계획을 대충 짰다가 실제 사업을 진행할 때 뜻하지 않은 혼란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8개 항목으로 나눴다.

<>점포 임대보증금 <>간판 내외장비 <>대형 냉장고 <>주방설비 <>차량구입비
(승합차) <>초기 원재료 구입비 <>개업비.광고비 <>예비비 등이었다.

모두 3천1백70만원이 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제는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까가 문제였다.

다행히 은행에 예금해둔 1천만원이 있었기에 2천1백70만원만 융통하면 됐다.

대형냉장고와 승합차를 구입하는데는 8백만원의 비용이 필요했지만
수요자금융을 이용하면 될 것 같았다.

나머지 1천3백70만원은 아무래도 은행에서 빌리는 수밖에 없었다.

가까운 친구에게 빌릴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친구끼리 돈거래를 한다는게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 창업자금 조달사례

김씨는 먼저 대형 냉장고에 대한 소비자금융을 취급하는 은행을 찾아가
직접 대출을 신청했다.

은행에선 대형 냉장고 구입금액(2백만원) 전액에 대해 대출해줄 수 있다고
했다.

대출을 신청하는데는 <>물품구매계약서 <>차용신청서 <>대출거래약정서
<>점포 임대차계약서 사본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등이 필요했다.

상환방법은 3년동안 매월 원리금을 균등분할해 갚는 방식을 택했다.

경우에 따라선 담보를 제공하거나 필요한 보증인을 세워야하지만 냉장고
금액이 소액이고 사업성에 대해 은행이 양호한 평가를 내려 별도의 담보와
연대보증인은 필요치 않았다.

다음 과제는 배달용 승합차를 구입하는 일.

은행과 수요자금융협약을 체결한 자동차 판매회사를 찾아갔다.

자동차 판매회사는 대출신청과 관련된 모든 일을 일괄 처리해준다는 설명을
들었다.

또 승합차 구입금액 전액을 대출해준다고 했다.

때문에 은행에는 한번만 가도 됐다.

대출금을 판매회사에 지급하는데 따른 위임장을 제출하고 대출약정서를
내기위해서 였다.

은행과 판매회사가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승합차 구매자 입장에선 은행의
채권보전을 위해 연대보증이나 담보를 내세우는 조치가 없어도 됐다.

상환방법은 냉장고와 마찬가지로 원리금을 3년에 걸쳐 매월 균등분할 상환
하는 방식을 골랐다.

마지막으로 할 일은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이었다.

어느 은행에 갈까 망설이다 그래도 평소 거래하던 은행이 낫겠지 싶어
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자동차 회사에 다닐 때 급여이체를 받던 은행이었다.

그간의 거래실적을 조회했더니 마이너스통장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1천5백만원으로 나왔다.

<>급여이체실적 <>적금납입실적 <>공과금 자동이체실적 <>은행카드 사용실적
등이 모두 고려된 것이다.

대출받는 데는 <>은행 소정양식(차용신청서 대출거래약정서)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등이 필요했다.

또 은행에서 채권보전을 원해 자동차 회사의 동료직원이었던 이 과장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다.

연대보증인에 대해 은행은 <>재직증명서 <>전년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사본 <>신분증 등을 요구했다.

때문에 별도로 담보를 제공할 일은 없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도움말:기업은행 연수원 김종완 교수 (02)729-7192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