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다른 카드가 있는 건지 아니면 별 내용도 없으면서 시간만 질질
끌고 있는 건지 정말 답답합니다"

문화관광부에 장르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한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PP)
관계자의 푸념이다.

지난달 10일께 발표하겠다던 케이블TV 장르변경 발표가 한달 가까이 질질
끌자 PP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티어링제와 PP장르변경을 골자로 하는 케이블TV 회생대책을
발표한 것이 8월말.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9월18일까지 PP들의 공급분야 신청을 받았고
10월10일께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일정을 밝혔다.

PP들은 "마지막 희망"이라는 심정으로 밤새 기획서를 준비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대부분 홈쇼핑과 영화채널쪽으로 몰렸다.

"신청서 양식에는 기존 장르로 신청하지 말라는 전제가 없었습니다.

뭐든지 하고 싶은 것을 해오라고 했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돈되는 장르를 신청할 수밖에요"

종합유선방송위원회와 문화부는 신청접수가 마감된후에야 기존 장르로의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PP들이 신청한 분야중 신규장르는 의료.건강(다솜방송)과 골프(마이TV)뿐.

그러나 문화부는 골프의 경우 스포츠TV와 겹친다는 이유로 "곤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29일 PP사장들을 불러 모아 장르변경 허용방향을 밝힌 자리에서
홈쇼핑을 부편성으로 인정해 확대편성하는 것 역시 "불가하다"고 못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다솜방송의 의료, 건강채널 변경만이 허용된다는 결론이다.

이미 다 나와있는 결론을 두고 문화부가 발표시간을 질질 끄는 이유는 뭘까.

단지 "국정감사"를 피해가기 위해선지, 아니면 진짜 뭔가 획기적인 내용이
있어선지 모르겠다.

그러나 부도가 났거나 부도위기에 직면한 업체들엔 하루하루가 속타는
시간이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