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이른 아침.

경기도 일산의 한 숲속에서 우렁찬 구령소리가 상쾌한 아침공기를 가른다.

빨간 유니폼의 야구부원들이 아침햇살을 받으며 구보중이다.

마치 신병훈련소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다.

유니폼만 보면 흡사 해태타이거스의 은퇴선수들 같다.

물론 운동하곤 거리가 먼 몸매의 소유자들도 많다.

그러나 잠시후 캐치볼 연습에 들어간 모습은 누구보다 날렵하다.

지난 1월 창단된 한국코카콜라 야구동호회의 주말 연습 모습이다.

우리 동호회 회원은 현재 30여명.

한국코카콜라(주)와 한국코카콜라보틀링(주)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출범초기에는 "야구팀"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였다.

전날 마신 술이 채 깨지도 않은 상태에서 유니폼도 안 입고 공받기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

그러나 이제는 제법 체계적으로 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

운동하기 하루 전에는 일찍 집에 들어가 컨디션을 조절하는 등 자기관리도
철저히 한다.

1년도 안돼 대단한 열성을 보이는 서로의 모습에 자신들도 놀라는
표정들이다.

우리 야구부는 올 하반기 들어 직장인야구 1부리그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초기 연습경기에서는 대학소속 야구동호인 팀에게 10점차 이상으로 졌다.

그러나 열심히 연습한 효과가 나타나 지난 10월 4일 리그경기에서 그렇게
바라던 1승을 처음으로 올릴 수 있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인지도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 우리와 연습경기를 갖고자
하는 팀도 크게 늘고 있다.

우리는 다른 직장인 동호회처럼 그저 "즐거운" 운동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회사의 지원을 받아 사회봉사활동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정규 프로야구 시즌에는 자매결연을 맺은 고아원 원생들과 야구장에
자주 갈 계획도 세웠다.

또 연예인 야구단이나 리그중 우수팀과 기금마련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아뭏든 바쁜 시간을 쪼개서 하는 야구의 묘미는 고등학교 시절 수업시간에
몰래 보던 만화책과 같은 청량감을 준다.

"언제나 상쾌한 코카콜라"처럼-.

김영필 < 한국코카콜라보틀링(주) 이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