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어린아이들이 가장 살기좋은 나라로 생각된다.

한국 아이들처럼 부모와 주변 어른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경우가
다른 나라엔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에선 갓 태어난 아이조차 부모와 따로 재운다.

그러나 한국에선아이가 혼자 자고 싶어할때까지 부모옆에 재우는 경우가
많다.

옛날 한국의 어머니들은 아이가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늘 안거나 업고
다녔다고 들었다.

어머니가 잠을 자는 아이를 등에업고 집안일을 하는 모습은 한편으로
나에게 가장 매력적인 한국의 이미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한국에선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도 별로
항의하지 않는다.

모든 어른들은 무조건 아이들을 귀엽게 봐준다.

반면 내가자란 독일에서는 어른들의 낮잠을 방해할까봐 오후시간엔
아파트의 놀이터에서조차 아이들이 놀지못하게 한다.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어린아이들의 출입을 아예 못하게하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국처럼 국경일로 어린이날을 정한 나라는 흔치않으며 가계지출중
어린이에게 투자하는 비중이 가장 큰 나라도 아마 한국이 아닌가 싶다.

어린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깊이 심어져있는
탓일게다.

이처럼 어린이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한국이지만 그러나 경제제도를 보면
그 정반대 상황이다.

경제를 한가족에 비한다면 기업들은 곧 경제라는 가족의 자녀들과 같다.

새로 창업한 기업을 갓 태어난 아이라면 중소기업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일게다.

대기업은 다 큰 대학생이나 출가한 자녀와 같다.

그러나 나의눈에 비치는 한국경제는 다 큰 자녀들(대기업)에게 부모와
친척(정부와 금융기관)들이 과잉 보호를 해주는 반면에 어린아이들
(작은기업들)에 대해서는 너무 성의 없이 내버려두는 것 같다.

경제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 작은기업들을 어린아이 양육하듯이 보살펴주고
다 크면 독립시키는 제도를 정착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한우 < 신한경영연구소 고문(방송인) www.hanwoo.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