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양주병에 값이 싼 저급 위스키를 넣어 가짜 양주를 만든 뒤 유흥업소
등에 팔아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일당 7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강력부(박영수 부장검사)는 5일 속칭 "영갈이"파 두목 이영길
(58)씨와 중간판매책 김건호(33)씨 등 6명을 공문서위조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창호(45)씨를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5월부터 고물상으로부터 사들인 5백ml짜리
"임페리얼"과 "윈저" 빈병에 저급 위스키 "조커" 등을 넣은 뒤 위조한
주세납세필증과 봉합용 비닐캡 등을 붙여 만든 가짜 양주 1만여병을 제조,
유통한 혐의다.

이들은 이렇게 제조한 가짜 양주 6병들이 1상자를 중간판매책에게 원료인
조커 1상자가격의 7~8배인 13만원씩 받고 팔아 2억원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가짜양주 구별법 ]]

<>주세납세필증 차이= 가짜 위스키에도 납세필증은 붙어 있지만 조잡하고
인쇄상태가 좋지 않다.

"윈저"의 경우 최근 2년간 출고된 진짜는 비닐캡 자체에 필증이 인쇄돼
있으나가짜는 96년 7월 이전 출고제품에 사용되는 무늬없는 종이에 위조
인쇄한 필증이 붙어 있다.

<>병뚜껑.봉합부분의 차이= 가짜 "임페리얼"의 경우 뚜껑부분의 봉합용
비닐캡에 새겨진 "Imperial"이라는 영문 글자가 쉽게 벗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진짜는 비닐캡 자체에 인쇄돼 있거나 좀처럼 벗겨지지 않는다.

가짜 양주는 병뚜껑 부분의 비닐캡 봉합작업을 풀과 건조용 드라이기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비닐캡과 프라스틱 뚜껑 사이의 이음새
부분이 부실하고 매끈하지 못하다.

<>색깔.맛 차이= 가짜의 경우 고물상에서 다량 수거해 온 공병을 물로
대강 씻고 저급 양주를 채운 다음 손으로 병뚜껑을 닫는 등 비위생적으로
제조해 내용물 속에 부유물이 떠다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조명이 어두운 유흥업소에서는 색깔차이를 구별해내기 어렵기 때문에
술병을 흔들어 봄으로써 침전이나 이물질의 부유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가짜 양주는 진짜 양주에 비해 시중가격이 7분의 1에서 10분의 1에 불과한
저급위스키로 제조해 헐값의 주정과 알코올에서 풍기는 쓴 맛이 더 강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