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계 은행들이 국내은행들의 주요 외화자금줄로 부상하고 있다.

또 국민은행은 자기신용으로 최소 5천만달러규모의 장기외화자금을
차입하는데 성공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커머셜뱅크는 최근
신한은행에 대한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3천만달러 증액해줬다.

커머셜뱅크오브쿠웨이트는 조흥은행에 5천만달러규모의 자금을 빌려줬다.

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다 3백 bp(1bp=0.01%)를 가산한 수준으로
유럽계나 미국계 은행들에 주는 가산금리(3백50 bp)보다 낮은 편이다.

조흥은행은 다른 중동계 은행으로부터도 2천만달러규모의 크레디트라인을
얻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중동지역 금융기관들의 자금사정이 대체로 풍부한
편"이라며 "한국의 신용등급이 여전히 투자부적격인데도 불구하고 건설
자동차 등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여신을 늘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업은행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소형 은행으로부터 오는9일 5천만달러를
차입한다.

만기는 1년짜리로 금리는 리보+4백 bp정도다.

이 은행 관계자는 "다른 외국은행의 경우 담보를 제공해도 크레디트라인을
주길 꺼려하는 상황"이라며 "금리가 다소 높긴 하지만 신용으로 5천만달러를
빌려준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동계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과 달리 미국계 은행들은 여전히 한국계
은행들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은행은 스탠더드차터드은행과 도이치은행등을 통해 유럽에서
5천만달러를 조만간 들여올 예정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대출기간은 3년이며 금리는 리보+2백50 bp 로 양호한 조건이다.

김덕현 국민은행 국제기획부장은 "상황에 따라선 차입규모가 1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IMF체제이후 한국계 은행이 신용으로 차입한 것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