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채권단이 5일 부채탕감 요구를 승인함에
따라 본격적인 외자유치에 나서 기아는 물론 현대자동차의 일부 지분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은 이날 오후 기아 여의도 본사의 실사단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아 인수자로 확정된 만큼 외자유치를
통해 본격적인 기아 정상화 작업에 나서겠다"며 "이 경우 현대자동차의
일부 지분도 해외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아자동차를 외자 유치를 통해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회장은 "일부 해외 자동차 업체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상당히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좋은 조건으로 외자유치를 성사시킬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드자동차가 아직 구체적으로 접근해오지 않고 있으나 큰 관심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아의 조기 경영정상화가 중요한 만큼 내달 1일 인수계약을 체결한
직후부터 경영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기아를 완전히 인수하는 시점도
크게 앞당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복라인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현대차는 고급 승용차로,기아차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대중적인) 브랜드로 차별화해 상호 경쟁을
피하면서 기존 라인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아는 올해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못해 판매가
부진했던 만큼 생산 보다는 판매를 늘리는데 주력하겠다"며 "기아
브랜드는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대우자동차와는 앞으로 공조할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에 적극 나설 것"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복라인을 해외 업체나 대우에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후 류종열(류종열)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관리인과
만나 기아 인수 확정에 따른 실사작업등 향후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는 오는 17일까지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에 대한 실사를 끝내게
되며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12월 1일 신주 인수계약을 맺게 된다.

현대의 기아 인수는 법원의 회사정리계획안 인가와 주식인수금의 납입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