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이 증시로 속속 복귀하면서 주식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5일 증권시장에서는 하루동안 2억4백12만주가 거래돼 증시시상 최대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최고치였던 지난 1월16일(2억6만2천주)의 기록을 4백여만주
웃도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73포인트 오른 418.20을 기록하면서 8일째
상승했다.

최근 6일동안의 하루평균 거래량도 무려 1억4천만주에 달했다.

6개월 평균 거래량이 8천만주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말그대로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는 외국인의 증시참여가 활발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개미군단
이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미군단들의 거래가 많은 은행 증권 건설 등 3개 업종의 거래비중은
이날 46.83%로 절반에 육박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같은 개미군단의 증가와 함께 향후 경제및 증시전망에
불안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단타매매를 늘리고 있는 점도 거래량 증가의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손명호 삼성증권 목동지점장은 "평소 20여명에 지나지 않던 상주투자자가
10월중순이후 40~50명선으로 늘어났다"며 "아직 불안한 분위기가 남아 있긴
하지만 객장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크게 호전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MMF 등 수익증권에 묻혀 있던 돈도 이동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철구 서울증권 부천지점장은 "이달들어 수익증권 계좌에 묻혀 있던 돈
2~3억원정도가 주식위탁계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주식위탁계좌수 변화를 보면 개미군단의 유턴 움직임을 확연하게 감지할 수
있다.

증권업협회는 지난달말 현재 위탁계좌수는 9백72만계좌로 9월말
(9백65만계좌)에 견주어 7만계좌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투자자가 주식매수를 위해 맡겨 놓은 돈인 고객예탁금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초 1조6천33억원에 불과하던 고객예탁금이 4일현재 2조5천4백71억원을
기록, 한달만에 9천3백84억원이나 늘어났다.

개미군단이 증시로 되돌아오는 것은 무엇보다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다 금리가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엔화강세현상이 추세적으로 정착될 가능성
이 높다는 외신이 잇달아 전해지자 일반투자자들이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금리가 한자릿수대로 급락하면서 여윳돈도 이동하고 있다.

김극수 대우증권 과장은 "20%대 수익률에 익숙하던 투자자들이 최근 수익
증권의 세후 수익률이 연 10%를 밑돌자 대체수단으로 주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개미군단의 유턴현상에 가속도가 붙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신속히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인투자자들 동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본 엔화강세 현상이
지속되느냐 여부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