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은행들이 신인도 하락으로 해외에서 외화조달난에 봉착함에 따라
런던의 은행간 거래에서 엔자금이 마이너스 금리로 대출되는 등 엔화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런던시장에서 이번주들어 미국 시티뱅크와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등 유력 은행들이 엔자금 3개월물에 대해 연 마이너스
0.03~0.04%의 파격적인 금리로 대출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외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은행들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달러화나 파운드화를 주고 조달한 엔자금의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못하자 신용도가 높은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이자를 대신 물어주면서
엔자금을 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은행은 이처럼 마이너스 금리로 엔자금을 빌려주더라도 일본은행들과
의 통화스왑거래를 통해 보다 높은 마이너스 금리로 엔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때문에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즉, 일본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엔화를 일정기간 달러화로 바꿔주면서
시장의 실세금리보다 낮게 엔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조달비용이 마이너스 0.1%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행들은 세계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 하향조정으로 외국은행으로
부터 직접 달러화를 차입하는 길이 사실상 막히자 엔화를 일정기간
맡겨두고 달러자금을 빌려쓰고 있다.

일본 금융계는 일본 금융기관의 신용도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이같은
엔자금의 마이너스 금리와 단기국채의 사상 최저 수익률이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도쿄시장에서 6개월물 단기국채(TB)수익률은 사상 유례없는 제로로
떨어졌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일본 은행들의 외화 조달난과 잇단 해외 철수로 인한
해외진출 자국 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일본수출입은행의 달러자금
대출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고 오는 16일 발표될 추가 경기부양책에 이를
포함시킬 방침이다.

일본 수출입은행은 정부보증채권을 해외에서 발행해 내년 3월말까지
30억달러가 넘는 달러 자금을 조달, 해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에 국제시장 조달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직접 공급할 예정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