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5일 5차 간담회에서 연내에 7개 업종 구조조정을 완결짓겠다는
약속을 재삼 강조했다.

동시에 수출 및 구조조정과 관련된 각종 지원책을 정부와 금융권에 요청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경제회생과 구조조정 가속화
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만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김우중 전경련 회장은 회의 직후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은 반도체와 관련, "오늘 내일 중으로
평가기관 선정이 끝나 당초 약속대로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날 간담회에서 재계가 건의한 주요 내용들.

<> 무역어음 수출실적 연계 활성화 =재계 참석자들은 무역어음제도와
관련해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의 무역어음 할인재원을 확충해 현재 2조원
규모를 5조원규모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또 10.5~15%에 이르고 있는 할인금리를 7%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최근 수출부진이 심각하다는 점을 들어 6대 이하 그룹에
대해선 무역금융을 허용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업관계자들은 또 특히 수출입 지원을 위해 조성된 세계은행 지원자금
10억달러 등 총 53억달러의 자금 소진율이 58%에 불과한 것은 종합상사
등 5대그룹 계열사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이업종 상호지보 해소 부작용 최소화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업종에
얽힌 상호지보를 해소하라는 것은 전체 지급보증액에 변화없이 보증주체만
바꾸는 "필요없는"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간담회에서 "지금보증을 업종별로 재분류할 때 은행간 이동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이 협조해 주지 않으면 기업에
비용부담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지보를 눈에 띄게 줄이려면 우량 회사나 사업의 경우
은행들이 기존 대출을 신용대출로 바꿔거나 출자전환해 줘야 한다"고 주장
했다.

<> 구조조정 업종 금융지원 강화 =재계는 항공기.철도차량.석유화학.정유
등 주채권은행에 경영개선계획서가 제출된 4개 구조조정 업종의 경영정상화
와 부채비율 축소를 위해 은행부채의 출자전환이 원활이 이뤄지도록 요청
했다.

전경련 손 부회장은 "구조조정의 경우는 금융 세제상 지원조치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며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값나가는 새 기업을 만드는 작업인 만큼
정부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측 참석자는 "이미 준비작업을 끝낸 현대정유의 경우는 한화에너지
정유부문 인수가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 워크아웃의 명확한 개념 설정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워크아웃 개념이
회생노력 보다는 퇴출로 이해되고 있다"며 "특히 정부가 지난달 5대그룹이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하면 해당업종을 워크아웃시키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특히 기술과 영업부문으 비밀사항 공개를 요구하는
외국자문사들에 대해서도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취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