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체의 특성은 생산하는 제품 수가 많다는 점이다.

제조업체의 경우 생산제품 수가 수십가지라면 화학업체는 몇 만개가
기본적인 생산 제품수이다.

미국 3M은 약 6만가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독일 화학업체의 빅3로
일컬어지는 바스프 훽스트 바이엘 그룹도 각각 3만가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바스프 그룹의 제품 생산라인을 살펴보면 천연가스 원유 기초화학제품
에서부터 중간재 화학제품 특수화학제품 고부가가치 화학원료 비료 농약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생산제품 수가 많은 것은 원유를 기초로 각종 화학반응과 촉매제로
성질이 다른 수만 가지 제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원료를 여러 차례 정제해가면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일관된 생산시스템이 화학산업에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바스프도
이런 화학산업의 특성을 반영, 창업초기부터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꾀했다.

바스프의 수직계열화는 생산된 화학제품을 다음 단계에서 중간재로
사용하는 수직 계열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대표적인 생산거점이 본사가 위치한 루드비히샤펜이다.

단지내 배치되어 있는 공장은 약 3백여개에 이른다.

이 공장들은 단계별 생산제품에 근거하여 체계적으로 배치돼있다.

약 2천km에 이르는 지상 파이프라인은 일반인의 눈으로 보면 단지 복잡한
파이프의 집합체로 보이지만 이 속에는 화학제품과 에너지를 나르는 정교한
시스템이 내재돼있다.

이러한 파이프라인의 연결체를 통해서 루드비히샤펜에 모여있는 3백여개의
공장들이 공급자와 고객이라는 체계로 연결돼있다.

이를 두고 수직계열화라고 한다.

바스프는 경제성을 고려해 이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수직계열화의 원칙은 해외 생산 거점을 구축할 때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가능하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생산과정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전 세계에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생산거점들을 통해 화학제품을
세계 시장에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는게 바스프의 경영전략인
셈이다.

수직계열화를 위해선 바스프 그룹은 인수.합병(M&A) 합작사업(조인트
벤처)과 같은 전략적 제휴방식을 쓰고 있다.

M&A의 시발점은 68년 독일의 대표적 에너지 회사인 윈터샬을 인수한
것이다.

당시 독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던 윈터샬의 인수는 바스프 그룹의
안정적인 원유 및 원자재 확보를 위한 포석이었다.

이를 통해 바스프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다.

앞으로 5년간 바스프는 합작사업을 위해 총 자본 지출의 3분의 1에 이르는
1백억 마르크를 투자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예로 북미에 있는 피나사와 조인트 벤처를 통해 세계 최대
원유 정제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5천만달러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두게 된다.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경쟁자와 손을 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96년 훽스트와 영국의 로열 더치 셀간의 합작사업이다.

바스프 그룹이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 분야에서 각각 훽스트및 셀과
합작회사를 만들기로 한 것은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데 목적이 있었다.

바스프는 이같은 수직계열화를 전세계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