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했는가, 아니면 숫자상 호전인가.

IMF체제이후 첫 상반기 결산을 마친 손해보험사의 성적표를 놓고 보험업계
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삼성 현대 동부 LG 동양 등 11개 손해보험사가 98 사업연도 상반기(98.4-9)
중 거둔 성적표는 기대이상이다.

이 기간동안 보험료 수입은 6조9천7백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1%
줄어드는 등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 부진이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해동 제일 대한 등 중하위권 보험사의 실적은 두자리수 마이너스를
기록, 대형사에 비해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컸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보험영업에다 자산운용 실적을 감안한 당기순익면에서 깜짝 놀랄
정도로 늘어났다.

11개사의 총 당기순익규모는 1천4백44억원.

전년 같은기간보다 무려 2.4배나 증가한 규모다.

특히 쌍용화재는 1백51억원의 비상위험준비금을 쌓고도 1백47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 회사는 작년 상반기 4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었다.

전년 동기대비 2배이상 순익규모가 늘어난 회사는 신동아 대한 국제 제일
삼성 등 5개사에 달했다.

정작 당사자인 손보업계는 이같은 상반기 실적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이다.

주식평가손을 15%만 반영한 결과 흑자로 나타났다는 것.

올해 결산지침상 평가손의 50%를 전부 감안할 경우 추가 평가손이
4천억원에 달해 사실상 적자경영을 면치 못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이다.

또 지난 8월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된데다 12월부터 본격화될 요율 경쟁이
가시화 경우 업계의 경영성적표는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서슴지
않고 있다.

98 사업연도 한해결산시 흑자를 기록할 회사는 대형사를 위주로 절반수준에
머물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평가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적자인 회사가 적지 않다"
며 "문제는 향후 경기동향과 주가 수준이 손보사 결산결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송재조 기자 songj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