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보단"은 홍콩의 유명한 에로영화 시리즈.

수입사가 "풍류가 있는 고품격 포르노그라피"라고 둘러대지만 결국은
"성"을 상품화한 영화이다.

그러나 상당수 에로영화가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뒷맛을 남기는 것과 달리
옥보단엔 깔깔깔 웃고 넘기면 그만인 유머가 있다.

홍콩영화 특유의 코미디기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뭘 그리 심각하게
사느냐"는 넉넉함이 관객을 편하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1편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제 3편이 나왔다.

신작에서도 "희한한 놀음"은 계속된다.

으리으리한 유곽을 배경으로 가난 때문에 유녀로 팔린 세 여인과 한량들의
은밀한 사연이 펼쳐진다.

"춘향전"을 차용한 듯한 줄거리가 가끔 실소를 자아내지만 "방사기술
13초식" 등 포복절도할 에피소드와 과감한 촬영기법이 눈을 즐겁게 한다.

말장수 루친역의 서금강은 SF에로영화 "몽차몽차"에서도 활약했던
"홍콩판 이대근"이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