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의학을 과학화해서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경인제약 임상규(48) 사장의 제품 개발원칙이다.

외국의 유수업체들처럼 수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지 못하는 현실
에서는 이게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

임 사장의 이같은 인식은 대머리치료제 그로비스, 바퀴약 신기패, 간장약
황보원 등 한방에 기초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데서 잘 드러난다.

이들 제품은 예외없이 "적중"했다.

그 결과 경인제약은 창업 15년만에 전국 8개도시에 걸쳐 영업망을 구축하고
50여가지 제품을 생산해 연간 1백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제약업체로
성장했다.

한때 약국을 경영한 그는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는 믿음으로 84년 사업에
뛰어들었다.

87년에는 위장약 게리시린의 중국수출을 시작하는 등 서서히 사업을 확장해
갔다.

특히 96년 그로비스의 시판은 회사를 반석에 올리는 계기가 됐다.

이어 한방제제로 만든 성기능개선 약품 비룡호보액을 출시, 정상 궤도에
진입한다.

임 사장의 마케팅 전략은 품질과 효과로 승부한다는 것.

새로 출시한 비룡호보액의 경우 한통 가격이 5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품
이지만 품질의 뒷받침을 받아 꾸준히 팔려 나가고 있다.

그는 "제약업은 영원한 벤처기업"이라는 생각을 금과옥조처럼 지키고 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고, 격식없이 직원들과
어울린다.

솔선하지 않는 사장,직원과 거리를 두는 권위적 사장은 결코 벤처회사를
이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또 하나의 특성은 연구개발에의 매진.

임 사장은 끊임없는 연구와 직원들의 창의가 모아질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가급적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