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세계금융시장의 혼란이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5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국증권업협회 회의를 위해
워싱턴에서 가진 위성중계연설을 통해 "최근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줄어들고 신흥시장 국가들이 채권을 발행할 때 붙는 가산금리도 하락하는
등 시장상황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징후들이 엿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FRB가 최근의 국제금융 상황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기대감은 즉각 현실로 나타나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
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백32.33포인트(1.5%) 오른 8천9백15.47를 기록했다.

이는 3개월만에 최고치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 9월초 경기침체 우려로 7천4백선까지 떨어진후
2개월만에 약 1천5백포인트(20%)나 올랐다.

그린스펀의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단기 자본규제와 관련, "단기자본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이 세계경제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며 규제론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그는 금융시장안정을 위해 <>국제금융 전반에 대한 새 규제기준 마련
<>중앙은행 계정 투명성 제고 <>자본이동 자료 즉각 공개 <>금융기관의
건전도 향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전문가들도 금융시장 곳곳에서 사태가 호전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린스펀의장의 시장안정 견해에 공감했다.

전문가들은 사태호전의 예로 30년물 미국채수익률을 들었다.

1개월전에는 수익률이 연4.7%선이었으나 최근들어 꾸준히 상승(국채가격은
하락), 연 5.3%대로 올랐다.

이에따라 회사채와 국채간의 금리차가 좁혀져 지금은 거의 정상수준에
와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금융시장불안으로 지난 몇개월동안 안전한 국채로만 몰리던 자금이
최근들어 일반 회사채와 주식시장으로 분산, 유동성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금융경색현상에도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스턴은행의 금융시장분석가 로버트 포데렙스키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잇달은 금리인하와 <>세계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진7개국(G7)의
특별공동성명 발표 <>민주당의 중간선거승리로 인한 클린턴대통령의
입지강화 <>아시아 시장 안정조짐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제거됐다고 말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