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요! 우리는 그런 걱정 해본 적이 없어요"

학교법인 한국능력개발학원산하 18개 기능대학생들은 "취업대란"이라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순한 취업이 아니다.

학생들이 기업을 골라서 가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96년이후 4년째 1백% 취업률에 도전하고 있다.

IMF사태 초기인 작년 2월 졸업생의 경우에도 취업을 원하는 2천94명중
2천91명이 취업했다.

취업이 안된 3명은 신체검사에서 탈락했다.

취업대상자 대비 구인요청수를 나타내는 구인요청률은 무려 2백40%에
달했다.

졸업생 1명당 2.4개 기업에서 취업요청이 온 셈이다.

97년에는 구인요청률이 3백90%였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0월말 현재 2천2백10명의 취업대상자중 1천9명이 이미 취업을 해
45.7%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구인요청률은 이미 1백%를 넘어선 상태.

인천기능대학 권민한(생산자동학과 2년)군은 "업계에서는 기능대를 알아주기
때문에 취업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정수기능대학 박관 학장은 "우리 대학에 대한 구인요청률은 이미 2백%를
넘어섰다"며 "그러나 학생들이 보다 나은 조건의 직장을 고르느라 취업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IMF사태로 인해 기업들의 임금수준이 낮아졌으나 학생들은 작년 졸업생들이
받은 임금 수준을 기대하면서 기업을 고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기능대학의 경우는 학교측이 학생들의 취업을 보류시키고 있다.

이 학교의 10월말 현재 취업률은 18.6%.

취업대상자 1백18명중 22명만 취업이 확정됐다.

김해룡 학장은 "이달 23일에 다기능기술자 시험이 예정돼 있다"며 "미리
취업을 시킬 경우 학생들이 기술자 시험을 소홀히 할 우려가 있어 취업을
시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장은 "다기능기술자 시험이 끝난 후에는 전원 취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학교 학생들이 이렇게 취업이 잘되는 이유는 우수한 실습장비와 강도높은
교육때문이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실습기자재는 웬만한 4년제 대학보다 훨씬 낫다.

여기에다 2년간 1백8학점을 이수토록 되어있어, 주당 36시간의 교육을 받고
있다.

학과도 생산자동화 메커트로닉스 정보통신 시각.산업디자인 등 신기술 및
신업종 관련분야에 집중돼있다.

졸업생 전원이 다기능기술자라는 기사2급 자격증에 응시토록 되어있어
웬만한 자격증 2~3개는 다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기업에 취업하더라도 재교육없이 바로 현업에 투입될 수
있다.

서울정수기능대 마포분교에 다니는 이형복(산업디자인과 2년)군은 "제품기사
자격증과 다기능기술자 등 2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고 컴퓨터그래픽 운용기능
사 자격증은 실기시험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졸업전에 5~6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 인력부 이종택 대리는 "기능대학생들은 현장 적응력
이 빠른데다 친화력도 뛰어나다"며 "기술인력을 채용할 경우 기능대학생들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개발학원 최송촌 이사장은 "11월들어 취업률이 많이 올라가 늦어도
12월말에는 졸업생 전원이 취업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