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딜러를 원.달러만 거래하는 사람으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원.달러뿐 아니라 원.엔, 엔.달러, 달러.도이치마르크 등 3국 통화도 외환
시장에서는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들 이종통화를 담당하는 딜러도 외환딜러에 속한다.

또 채권이나 각종 파생상품을 사고 파는 딜러들도 있다.

국내 외환시장에 등록된 금융기관이나 기업은 모두 1백9개사.

원.달러를 매매하는 딜러는 각 기관마다 1~4명씩 보유하고 있으므로
2백~3백명정도가 일평균 거래량 10억달러 수준인 서울 외환시장에 매일
참여하고 있다.

다른 나라 통화나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넓은 범위의 딜러를 포함하면
1천명정도에 달한다는게 업계의 추산이다.

금융기관 딜러들의 모임인 코리아 포렉스 클럽에는 24개 국내은행, 9개
종금, 26개 외국계은행 국내지점, 한국은행, 금융결제원 등이 회원으로
등록해 있다.

딜러들의 하루는 출근과 동시에 미국 뉴욕 등 세계 각국의 경제동향을
점검하는데서부터 출발한다.

새벽무렵에 끝나는 세계 각국의 외환시장동향이 곧바로 서울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이 열리면 딜러들은 금융결제원 자금중개실에서 컴퓨터 모니터로
띄워 주는 주요 통화의 시세를 보며 매수 혹은 매도주문을 낸다.

수량과 가격이 맞는 다른 금융기관이나 기업체를 찾으면 전화를 통해 달러
등을 사고 판다.

금융결제원 자금중개실을 거치지 않고 잘 아는 금융기관과 직접 딜링을
하기도 한다.

로이터통신 등 각종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원.달러 환율변동폭은 하루에 2.25%에 불과했다.

딜링을 하면서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볼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체제가 되면서 환율변동폭 제한이 사라져 위험은
더욱 커졌다.

때문에 딜러들은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한다.

심지어는 화장실을 자주 가지 않기 위해 식사시간엔 국물이 많은 음식을
피하기도 한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