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한국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지난해보다 14배이상
늘어나 일본의 3배, 싱가포르의 5배, 대만의 3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경제연구소가 9일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세계 32개국을 대상
으로 국민들의 고통지수(misery index)를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고통지수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합친데서 소득증가율을 뺀 것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해당 국가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고통지수는 지난해 1.27에서 올해 20.9로 치솟았다.

이는 2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중 가장 높은 수치다.

올들어 한국의 국민소득이 추락한데다 고용사정도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함께 IMF 구제금융을 받은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고통지수는 각각
25.1과 96.5로 집계됐다.

한국의 고통지수는 이들 3개국 가운데선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의 지수는 지난해보다 14.2배나 늘어난데 비해 태국은 2.3배
증가하는데 그쳐 한국의 악화정도가 태국보다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미국 일본 호주 등 선진국 국민들의 고통지수는 지난해 8.1%에서
올들어 7.3%로 낮아진데 반해 아시아권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고통지수는
지난해 2.1에서 올해 23.4로 급증했다.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은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고통은 인내가능한 한계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조화시키고 사회 안전망을 서둘러 구축해 고통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처방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