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들은 채권시장의 음성적인 성격을 이용, 청와대나 안기부를
사칭하거나 확인할 수 없는 수준의 허위루머를 동원해 채권시장을
교란시켜왔다.

또 시중은행 지점장들까지 매수, 위조채권의 확인서까지 발급받아 IMF체제
이후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을 농락해왔다.

이들은 채권시장의 폐쇄성을 이용, 그럴듯한 허위정보를 퍼뜨리거나
정부고위관계자를 사칭한 뒤 위조채권을 헐값에 매각한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루머유포=이들이 퍼뜨린 루머는 모두 값싼 채권을 시장에 대량공급하기
위한 명목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것으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게 검찰측
설명이다.

이중 대표적인 게 "정부가 신규채권 발행을 위해 기존의 비실명채권을
비밀리에 대량 매입한다"는 허위정보.

IMF체제 타개를 위해 정부가 고액채권을 헌납받는 대신 대금으로 국가가
보유한 토지를 대물변제한다는 것도 이들의 "작품".

사기범들은 이러한 루머를 바탕으로 자신들을 청와대와 안기부의
"특명반"으로 위장,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이밖에 실명전환하지 않은 무기명의 산업금융채권이나 고액채권의
경우 액면가의 30%밖에 회수치 못한다거나 자금출처 증빙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등의 루머를 퍼뜨려 채권시장을 어지럽혀왔다.

<>위조채권=사기범들이 범행에 사용한 위조, 실권채권의 종류는 모두 6가지.

실권채권의 경우 지난 49년 발행된 건국채권과 59년 발행된 석유증권,
50년 발행된 농지증권등 3가지.

이들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이들 채권을 "정부가 고가로 사들이고
있다"고 속여 계약금 명목으로 4억~5천만원을 가로챘다.

위조유가증권은 일본은행이 발행한 일본수표, 대만정부가 발행한 구국공채,
외국은행의 달러수표와 달러본드(위조금보관증) 등 3가지.

구국공채는 지난 37년 대만정부가 중국공산당과 내전을 벌일 당시 전시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

그러나 대만정부의 패배와 함께 자동실효돼 현재 상환불능상태다.

미국 시티뱅크가 발행한 액면가 5백만달러짜리 수표도 지난 7월 일본에서
밀수입된 위조수표로 사기범들은 국내은행 지점장들로부터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한 것처럼 확인서를 발급받아 범행에 사용했다.

< 이심기 기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