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세종문화회관 운영개선안에 대해 순수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서울시는 <>대관입찰제 실시 <>영화상영 등 대중예술부문의 기획공연 유치
확대 등을 골자로한 세종문화회관의 운영개선안을 마련, 빠르면 내년 2월
부터 시행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외부로부터의 수입을 늘려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세종문화회관의 재정구조
를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사실 한해(97년기준) 1백80억여원의 시예산을 쓰고 있지만
영업수입은 이의 16%선에 머물고 있다.

특히 순수공연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지출총액의 8%선에도 못미쳐 예술의전당
이나 정동극장 등에 비해 운영의 효율성이 크게 뒤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순수문화예술인들은 그러나 이번에 마련된 세종문화회관 운영개선안이
순수예술의 발전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대관입찰제의 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대관입찰제를 시행하면 대관료의 상승이 불가피해져 가뜩이나 돈이 부족한
순수예술인들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설 기회조차 박탈당하게 된다는 주장
이다.

단기간에 제작비를 뽑고 이익도 남길수 있는 상업성 짙은 대중공연물만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채우겠다는 발상이라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확실히 장사가 될 대중공연물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돈 놓고 돈 먹기식"의 입찰경쟁만 횡행할 것이란 얘기도 하고 있다.

이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영화상영 방침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21세기 문화광장의 탁계석 대표는 "서울시가 이번 세종문화회관의 개선안을
입안하면서 내세운 "문화대중주의"란 논리가 순수예술계를 더욱 위축시키며
문화의 하향평준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문경영인을 통해 극장문화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며 무엇보다
경직된 관료조직에 의한 운영방식에서 자유로워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