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한국 금융시스템 정상화 '최대 34조 더 투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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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한국의 은행시스템을 정상으로 돌려 놓기
위해선 앞으로 22조원 내지 34조원규모의 돈을 더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이제까지 투입하거나 투입키로 방침을 정한 64조원까지 감안
하면 최대 1백조원의 자금이 금융구조조정에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내용은 메릴린치가 최근 내놓은 "마침내 외과수술이 시작됐다"는
보고서에 담겨 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금융구조조정을 완료했다고 밝힌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국인들이 아직 한국의 금융구조조정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릴린치는 은행들이 다시는 유동성위기와 지급불능사태에 빠지지 않는
수준으로 재정지원을 해야만 은행시스템이 충분히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9월28일 발표한 64조원 투입계획은 지급결제 기능만
정상화시키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비록 무수익여신 비율을 22.4%에서 17.5%로 낮추고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마이너스에서 평균 7.11%로 높이긴 했지만 은행시스템을
정상화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재정투입이 필요한 이유로는 앞으로 무수익여신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 꼽혔다.
정부의 부실채권매입 및 금리하락으로 은행들이 무수익여신(NPL.요주의이하
여신)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은 높아졌으나 기업구조조정과 경기침체로
무수익여신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게 메릴린치의 분석이다.
메릴린치는 앞으로 2년동안 무수익여신 비율이 최고 36.2%(1백15조원)에
이를 수 있다며 이 경우엔 33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고 추정했다.
무수익여신은 기업부도에서 발생하기보다는 부채탕감 출자전환 등 상당
부분이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롯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낮게 잡더라도 무수익여신 비율이 30.9%(9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이때엔 부실금융을 치유하기 위해 21조9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정부가 금융부문에 재정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이 돈이 기업으로
흘러가기는 커녕 여전히 금융권에서 맴돌고 있다며 이는 유동성부족을
의식한 금융기관들의 몸사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은행부문을 개혁하기 위해선 자본을 확충하는게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은행들이 행동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부실여신을 예방할 수 있는 경영자의 능력이 구조개혁의 열쇠
역할을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점에서 신한은행과 주택은행이 경영개선에 앞서가고 있는 사례로
거론됐다.
신한은행은 경영전략을 혁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은행은 김정태
신임행장이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
위해선 앞으로 22조원 내지 34조원규모의 돈을 더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이제까지 투입하거나 투입키로 방침을 정한 64조원까지 감안
하면 최대 1백조원의 자금이 금융구조조정에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내용은 메릴린치가 최근 내놓은 "마침내 외과수술이 시작됐다"는
보고서에 담겨 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금융구조조정을 완료했다고 밝힌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국인들이 아직 한국의 금융구조조정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릴린치는 은행들이 다시는 유동성위기와 지급불능사태에 빠지지 않는
수준으로 재정지원을 해야만 은행시스템이 충분히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9월28일 발표한 64조원 투입계획은 지급결제 기능만
정상화시키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비록 무수익여신 비율을 22.4%에서 17.5%로 낮추고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마이너스에서 평균 7.11%로 높이긴 했지만 은행시스템을
정상화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재정투입이 필요한 이유로는 앞으로 무수익여신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 꼽혔다.
정부의 부실채권매입 및 금리하락으로 은행들이 무수익여신(NPL.요주의이하
여신)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은 높아졌으나 기업구조조정과 경기침체로
무수익여신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게 메릴린치의 분석이다.
메릴린치는 앞으로 2년동안 무수익여신 비율이 최고 36.2%(1백15조원)에
이를 수 있다며 이 경우엔 33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고 추정했다.
무수익여신은 기업부도에서 발생하기보다는 부채탕감 출자전환 등 상당
부분이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롯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낮게 잡더라도 무수익여신 비율이 30.9%(9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이때엔 부실금융을 치유하기 위해 21조9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정부가 금융부문에 재정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이 돈이 기업으로
흘러가기는 커녕 여전히 금융권에서 맴돌고 있다며 이는 유동성부족을
의식한 금융기관들의 몸사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은행부문을 개혁하기 위해선 자본을 확충하는게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은행들이 행동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부실여신을 예방할 수 있는 경영자의 능력이 구조개혁의 열쇠
역할을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점에서 신한은행과 주택은행이 경영개선에 앞서가고 있는 사례로
거론됐다.
신한은행은 경영전략을 혁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은행은 김정태
신임행장이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