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고개숙인 아버지"가 됐던 김선창(55)씨.

그가 다음달부터 고개를 다시 들게됐다.

특이한 공공근로사업 덕택에 재취업을 하게 된 것.

김씨의 새 인생을 열어준 계기는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기술인력지원
사업".

김씨는 3개월전 중기청의 소개로 대전 소재 한국이연에 공공근로자로
배치됐다가 최근 회사측으로부터 고용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회사는 그동안 기술부족으로 선박용 실린더 라이너개발을 중단했으나
김씨가 다시 시작, 빛을 보게끔 했기 때문이다.

그의 기술을 인정받은 것.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공공근로사업의 하나로 시행되고 있는 "중소기업 기술인력지원사업"이
인턴채용의 한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실직 기술자는 3개월의 짧은 기간이지만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

중소기업도 이 기간중 좋은 기술자를 골라 채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기청은 41개 중소기업체 근무중인 57명을 대상으로 재취업여부를
현장조사한 결과 53%가 정식 취업을 보장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기청은 이번 조사결과로 미뤄볼 때 공공근로사업에 투입된 퇴직기술자의
50~70%는 재취업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기술인력지원사업이 성공을 거두는 것은 중소기업이 고급기술자
확보와 기술이전에서 실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중기청 조사결과 투입된 기술자의 75%가 연구개발부문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게 이를 입증한다.

기술은 다른 부문에 비해 개인의 능력이 쉽게 평가된다는 점도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기술인력지원사업은 인턴사원으로 뽑은 뒤 정식채용여부를 결정하는
인턴채용방식과 흡사해 실직자 재취업의 모델로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청은 이에따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크게 늘어난 52억원의 예산을 투입,
2천여명의 실직기술자를 이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 기술자의 업체 배정기간도 3개월에서 최장 6개월까지로 연장, 인력
시장의 역할을 담당토록 할 방침이다.

< 대전=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