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간에 서로 원만하게 지내는 것도 큰 복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가족중에 한명이 집을 나가서 소식을 알 수 없다면 남은 가족들로서
는 참 애타는 일입니다.

특히 요즘같은 시기에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오던 분이 가출을 하거나
행방불명이 되서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남은 가족의 입장에
서는 생계까지 막막해지게 됩니다.

부산에 사시는 이씨는 고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2명의 자녀를 둔 주부인데,
1년전까지만 해도 남편과 함께 오손도손 잘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금년 2월경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빚쟁이에 쫓기더니 집을 나간 뒤에
소식이 끊겼고, 지금까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이씨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자식들 교육도 시켜야 하고, 또 생활도 해야
하는데 혼자 몸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아서 이만저만 걱정이 아닙니다.

가출한 남편에게는 채권자들이 모르는 조그마한 연립주택이 한채 있기 때문
에 이씨는 이 집이라도 팔아서 생활을 했으면 하는데, 집주인인 남편이 없는
데도 이집을 처분할 수 있는지 물어오셨는데, 이씨가 남편 앞으로 되어 있는
집을 팔 수 있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첫번째 방법은 이씨가 법원에 가서 남편이 현재 행방불명이니까 부인인
이씨가 남편의 재산를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고 청구하는
것입니다.

이씨의 남편처럼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을 부재자라고 하는데, 이런 부재자
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을 선임해 달라는 것을 부재자 재산관리인 선임청구
라고 합니다.

이씨가 이 부재자 재산관리 선임청구를 하면 법원은 이씨에게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게 한 후, 이씨를 부재자인 남편의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인으로
선정해 줍니다.

이씨가 관리인이 되면 그후에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서 남편 앞으로 되어
있는 연립주택을 팔 수 있게 됩니다.

두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실종선고를 신청하는 것인데 이씨의 경우에
는 남편이 행방불명이 된지 이제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종선고를
신청해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다.

이씨의 딱한 사정을 생각한다면 이씨가 남편을 대리해서 연립주택을 파는
것처럼 해서 집을 팔고, 등기이전은 이씨가 보관하고 있는 남편의 인감을
이용할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식으로 집을 팔았다가 나중에 남편이 돌아와서 집을 판 것에
대해서 책임을 추궁하게 되면 이씨가 남편 몰래 집을 판 것이 되서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 방법은 쓰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