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시장의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서울역 대합실의 한지붕 아래서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가리게
됐다.

먼저 싸움을 건 쪽은 맥도날드.

이 회사는 최근 서울역 대합실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한화유통과 입점
계약을 맺고 내년 1월 오픈을 목표로 매장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나란히 점포를 열고 경쟁을 벌이는 것은 서울역이
처음이다.

점포규모는 실평수 60평으로 좌석수 1백개 정도의 중형매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서울역에 유동인구가 많아 월평균 매출이 최소한
2억원을 넘는 알짜배기 점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도날드는 서울역이 철도여행의 심장부인데다 이곳을 거치는 여행자들의
입과 눈을 통한 구전마케팅의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 매장개설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맥도날드의 서울역 입성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업체는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 영업중인 롯데리아.

롯데리아는 겉으로는 "선의의 경쟁으로 우열을 가리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맥도날드의 공격적인 출점전략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고려당이 서울역대합실에서 운영하던 샌드위치 전문점
써틴-써티자리를 매장으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한화유통과 극비리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의 선제공격에 허를 찔린 롯데리아는 동일 업태의 패스트푸드
점포를 같은 상가내에 중복 입주시키는 것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화유통측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리아는 그러나 이같은 반발과 함께 한편으로는 맥도날드의
영업개시에 대비, 고객이탈을 막기위한 방어활동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리아는 우선 리모델링으로 매장을 새로 단장, 고객들에게 깔끔한
이미지를 주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또 다국적브랜드인 맥도날드와 달리 롯데리아는 국내시장에 뿌리를
둔 한국적브랜드라는 점을 부각시켜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도 전개할
예정이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시장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맞수사이.

국내시장에서는 롯데리아가 매출경쟁에서 맥도날드를 앞지르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맥도날드가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있다.

때문에 롯데리아 관계자들은 맥도날드가 한국시장에 상륙한 지난85년부터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맥도날드에 지지 말라"는 엄명을 롯데그룹
고위층으로부터 들어온 상태다.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