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중국방문] 권병현 <주중 한국대사>에 듣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간항공기 공동 개발을 위한 한.중 협력 사업을 재개하고 중소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기금도 창설할 계획입니다"
권병현 주중 한국대사는 10일 김대중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앞두고 한 인터뷰
에서 한.중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중 의의를 말씀해주신다면.
"김 대통령의 방중은 21세기를 1년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김 대통령이나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향후 5년간 양국을 이끌어갈 지도자
입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굴절되고 단절된 과거역사를 청산하는데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역사에 대한 냉정한 진단 위에서 미래를 향한 기본구도를 마련한다는
것이지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또 양국 관계를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킬
청사진도 제시될 것입니다.
양국 교류의 폭을 기존의 경제 통상분야 중심에서 정치와 안보 등 모든
분야로 확대시키는 전기가 마련되고 양국 정상이 전면적인 협력체제 구축과
동반자관계를 선언한다는 구상입니다"
-한.중 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만큼 상호 협력가능성이 열려있는데 어떤
분야에서 더욱 밀접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요.
"중국은 노동력이 풍부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다소 앞선 기술과 경제개발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1만여개로 추산되는데 상당수는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과 한국의 생산 기술 및 경영노하우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중 양국의 상호보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중국인의 소득수준이 가파르게 향상되고 있는 추세여서 시장잠재력도
무궁무진합니다.
또 중국의 기초과학 기술도 튼튼합니다.
중국의 이같은 장점과 우리의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경제분야 협력은 잘 이뤄지고 있습니까.
"양국의 경제협력 가운데 특색있는 것은 산업분야 교류입니다.
지난 94년6월 한.중간 산업협력위원회 설치에 합의했고 이에따라 자동차
부품과 고화질TV 전전자교환기 민간항공기 등의 분야별 협력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한때 무산된 것처럼 보였던 민간항공기 사업도 중국과 프랑스간의 협력이
이미 실패한 만큼 한.중 양국간 타협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또 기존 4개 협력분과위원회외에 화공과 자원에너지 등으로 협력분야를
넓혀나가겠습니다.
양국은 산업경제 비교연구 사업을 벌이고 중소기업 협력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설치도 검토중입니다"
-민간항공기 협력사업이 실패한 것은 민간 기업의 이해가 걸린 산업협력을
정부가 너무 오래 끌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중산업협력위원회의 운영방식을 바꿀 생각은 없는지요.
"그동안 양국의 협력사업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다소간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민간기업이 실질적인 주체가 되고 양국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등 민간부문이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한.중 양국이 의견 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입니까.
"중국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중요 이슈가 될
것입니다.
전세계에 걸쳐 냉전이 종식됐는데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만 아직도 냉전의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걷어내느냐가 한.중 양국 정상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구할 것입니다.
중국도 한반도 등 주변국가의 안정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접국가의 정치 경제불안은 중국에도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체제 구축을 위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동남아지역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한.중 양국이 아시아 위기극복을 위해 협력할 만한 분야나 계획은 없습니까.
"동남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중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자국의 수출부진 등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은 것이
그 예입니다.
또 그 자체가 한국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또 일본 엔화가 급속히 평가절하될 때 일본측에 엔화의 안정조치를
요구했고 미국에 대해서도 엔화 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동남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구체적인 협력사업도 구상중에 있습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관해 말씀해주시지요.
"중국은 이미 한국에 수출금융 3억달러를 제공키로 한 상태입니다.
한국이 중국에서 옥수수를 살때 거래대금을 구상무역 형태로 결제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일때 현지금융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시중은행들이 한국기업에 대출해준 돈이 수억달러에
이릅니다.
이처럼 중국이 한국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잘돼야 중국의 고용도 늘리고 경제성장도 빨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
입니다"
-경제분야에서 양국간에 예상되는 갈등은 없습니까.
"무역불균형이 현안입니다.
또 우리는 중국에 4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미미합니다.
과거의 불균형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확대균형 쪽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데 한.중 양국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을 지원할 체계적인 준비도 하고 있습니까.
"주중 한국대사관내에 기업의 고충과 애로 등을 처리할 종합지원반을 설치
했습니다.
한 예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자금경색에 빠지게 되면 대사관
에서 직접 인민은행을 찾아가 자금대출을 요청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법률 및 관세문제가 발생할 때도 직접 현지에 출장가거나 민.관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공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우리 기업의 애로를 듣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중국 국적의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과 차별없는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한국기업을 돕는 길입니다"
-중국 기업의 한국투자 유치도 기대할만 한지요.
"중국기업의 한국투자에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장을 만났을 때 이 점을 강조했더니 다이샹룽 행장은 "만약
내가 중국기업인이라면 한국의 몇개 기업을 골라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
지원하기 위한 공동기금도 창설할 계획입니다"
권병현 주중 한국대사는 10일 김대중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앞두고 한 인터뷰
에서 한.중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중 의의를 말씀해주신다면.
"김 대통령의 방중은 21세기를 1년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김 대통령이나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향후 5년간 양국을 이끌어갈 지도자
입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굴절되고 단절된 과거역사를 청산하는데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역사에 대한 냉정한 진단 위에서 미래를 향한 기본구도를 마련한다는
것이지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또 양국 관계를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킬
청사진도 제시될 것입니다.
양국 교류의 폭을 기존의 경제 통상분야 중심에서 정치와 안보 등 모든
분야로 확대시키는 전기가 마련되고 양국 정상이 전면적인 협력체제 구축과
동반자관계를 선언한다는 구상입니다"
-한.중 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만큼 상호 협력가능성이 열려있는데 어떤
분야에서 더욱 밀접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요.
"중국은 노동력이 풍부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다소 앞선 기술과 경제개발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1만여개로 추산되는데 상당수는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과 한국의 생산 기술 및 경영노하우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중 양국의 상호보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중국인의 소득수준이 가파르게 향상되고 있는 추세여서 시장잠재력도
무궁무진합니다.
또 중국의 기초과학 기술도 튼튼합니다.
중국의 이같은 장점과 우리의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경제분야 협력은 잘 이뤄지고 있습니까.
"양국의 경제협력 가운데 특색있는 것은 산업분야 교류입니다.
지난 94년6월 한.중간 산업협력위원회 설치에 합의했고 이에따라 자동차
부품과 고화질TV 전전자교환기 민간항공기 등의 분야별 협력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한때 무산된 것처럼 보였던 민간항공기 사업도 중국과 프랑스간의 협력이
이미 실패한 만큼 한.중 양국간 타협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또 기존 4개 협력분과위원회외에 화공과 자원에너지 등으로 협력분야를
넓혀나가겠습니다.
양국은 산업경제 비교연구 사업을 벌이고 중소기업 협력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설치도 검토중입니다"
-민간항공기 협력사업이 실패한 것은 민간 기업의 이해가 걸린 산업협력을
정부가 너무 오래 끌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중산업협력위원회의 운영방식을 바꿀 생각은 없는지요.
"그동안 양국의 협력사업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다소간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민간기업이 실질적인 주체가 되고 양국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등 민간부문이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한.중 양국이 의견 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입니까.
"중국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중요 이슈가 될
것입니다.
전세계에 걸쳐 냉전이 종식됐는데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만 아직도 냉전의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걷어내느냐가 한.중 양국 정상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구할 것입니다.
중국도 한반도 등 주변국가의 안정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접국가의 정치 경제불안은 중국에도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체제 구축을 위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동남아지역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한.중 양국이 아시아 위기극복을 위해 협력할 만한 분야나 계획은 없습니까.
"동남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중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자국의 수출부진 등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은 것이
그 예입니다.
또 그 자체가 한국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또 일본 엔화가 급속히 평가절하될 때 일본측에 엔화의 안정조치를
요구했고 미국에 대해서도 엔화 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동남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구체적인 협력사업도 구상중에 있습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관해 말씀해주시지요.
"중국은 이미 한국에 수출금융 3억달러를 제공키로 한 상태입니다.
한국이 중국에서 옥수수를 살때 거래대금을 구상무역 형태로 결제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일때 현지금융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시중은행들이 한국기업에 대출해준 돈이 수억달러에
이릅니다.
이처럼 중국이 한국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잘돼야 중국의 고용도 늘리고 경제성장도 빨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
입니다"
-경제분야에서 양국간에 예상되는 갈등은 없습니까.
"무역불균형이 현안입니다.
또 우리는 중국에 4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미미합니다.
과거의 불균형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확대균형 쪽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데 한.중 양국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을 지원할 체계적인 준비도 하고 있습니까.
"주중 한국대사관내에 기업의 고충과 애로 등을 처리할 종합지원반을 설치
했습니다.
한 예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이 자금경색에 빠지게 되면 대사관
에서 직접 인민은행을 찾아가 자금대출을 요청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법률 및 관세문제가 발생할 때도 직접 현지에 출장가거나 민.관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공관 문을 활짝 열어놓고 우리 기업의 애로를 듣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중국 국적의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과 차별없는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한국기업을 돕는 길입니다"
-중국 기업의 한국투자 유치도 기대할만 한지요.
"중국기업의 한국투자에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장을 만났을 때 이 점을 강조했더니 다이샹룽 행장은 "만약
내가 중국기업인이라면 한국의 몇개 기업을 골라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