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서 펀드매니저는 "소총병"으로 애널리스트는 "전략가"로 종종
비유된다.

애널리스트의 완벽한 기업분석이 뒤따라야 주식투자에서 승리를 거둘수
있다는 얘기다.

월가의 전설적인 영웅인 피터 린치도 펀드매니저로 명성을 떨치기전 8년간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피터 린치 역시 애널리스트 경험이 주식투자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한다.

<> 애널리스트란 =기업을 요리조리 뜯어보고 값(주가)을 매기는 사람이다.

기업의 현재 가치를 정확히 측정할뿐 아니라 미래가치에 더욱 주목한다.

경기흐름이라는 거시적인 틀속에서 개별기업의 재무및 손익구조 등을
분석해 기업의 적정 주가를 산출해 낸다.

결과는 곧바로 주식시장으로 연결된다.

해당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낮다면(저평가) "매수(Buy)", 반대
경우엔 "매도(Sell)" 의견을 낸다.

주가는 이들의 한마디에 출렁인다.

가령 미 뉴욕증시에서 메릴린치증권의 간판급 애널리스트가 특정종목에
대해 매도의견을 낼 정도로 주식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월가에서 유명한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것도
이래서다.

국내에서 억대연봉을 받는 사람도 상당수에 이른다.

<> 애널리스트의 자질 =우선 기업분석에 걸맞은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회계학은 기본.

경제전반을 꿰뚫을 수 있는 시야 또한 갖춰야 한다.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갈 때는 더욱 그렇다.

경영 경제 회계 전공자들이 절대 다수를 이룬다.

물론 풍부한 경험도 뒷받침돼야 한다.

아무리 이론적 토대가 완벽하더라도 경험이 없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잘못된
판단을 내릴수 있기 때문.

기업방문을 통해 공장가동 현황 및 재고상황 등을 눈으로 확인한다.

<> 어떻게 되나 =국내에서 애널리스트 자격증은 따로 없다.

현실적으로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기관에 입사한뒤 기업관련 업무를 하면서
변신하는게 보통이다.

은행은 여신심사나 신용분석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증권사는 조사부
투자정보부 리서치센터 등이 해당 부서다.

요즘은 신입사원때부터 조사부에 배치해 집중적인 교육을 시킨 다음
애널리스트로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3년이상의 실무교육을 익힌뒤 실전에 배치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는 대개 30대중반이나 후반이 주류다.

분석력 직관력 판단력 등이 나이가 들수록 후퇴하기에 당연한 일이다.

외부기관의 도움으로 애널리스트가 될수도 있다.

한국금융연수원은 신용분석과정(7주), 여신심사과정(5주), 여신법률과정
(5주) 등의 강좌를 개설해 놓고 있다.

이수하면 자격증이 나온다.

비록 국가공인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서 인정해 주는 만큼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연세대 경영대학원이 향영21C리스트컨설팅사와 함께 지난 9월에 개설한
"고급 애널리스트 과정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만 하다.

6개월 과정으로 교수 전문컨설턴트 변호사 공인회계자 등이 강사로 구성돼
이론과 실무능력을 함께 닦을수 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