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법률용어로 채권자 대위권이라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채권자 대위권이라는 건 쉽게 얘기하면 상대방에 대해서 권리를 가지고 있는
채권자가, 그 상대방 대신에 상대방이 다른 제3자에 가지고 있는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걸 말합니다.

대전에 사는 윤씨는 6년전에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는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해서 그 친구의 어머니 앞으로 되어 있는 땅에 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윤씨가 저당권을 설정한 땅에는 윤씨가 저당권을 설정하기 이전에 다른
두사람이 가처분을 해놨는데, 이 가처분 때문에 윤씨가 경매를 신청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윤씨가 알아보니까, 윤씨가 저당권을 설정한 땅에 되어 있는 가처분
들은, 윤씨에게 돈을 빌려간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다른 사람들이 한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된 땅이 돈을 빌려간 사람 땅이 아니라 그 사람의 어머니
땅이기 때문에 가처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채권자들이
막무가내로 가처분을 해 놓은 겁니다.

윤씨는 친구에게 가처분을 없앨 수 있는데 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느냐고
몇번 재촉을 했지만 친구는 가처분을 없애기 위한 재판을 하겠다고 해놓고도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윤씨는 이런 경우에 자기가 친구 대신에 이 가처분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물어오셨습니다.

이런 경우에 윤씨는 돈을 빌려준 친구에 대해서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채권자입니다.

그런데 윤씨에게 돈을 빌려간 친구는 윤씨에 대해서는 채무자이지만, 어머니
땅에 가처분을 해놓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그 가처분 등기를 없애라고 요
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채권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윤씨는 돈을 빌려간 친구에 대한 채권자의 지위에서, 돈을
빌려간 친구 대신에 그 친구가 가처분 등기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채권자 대위권인 겁니다.

윤씨는 돈을 빌려간 친구를 대신해서 가처분 등기를 한 사람들을 상대로 이
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이니까 이 등기를 없애라는 내용의 가처분등기 말소
등기 청구소송을 내고, 그 소송과정에서 가처분 등기가 원인없이 된 것이니까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따른 증거를 내면 가처분 등기를 없앨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가처분등기를 없애고 나면 윤씨가 1순위 저당권자이니까
이 땅에 대해서 경매를 신청할 수 있고, 경매에서 부동산이 팔리면 경락대금
에서 빌려준 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