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에 올들어 1백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의 여유자금이 고금리를 찾아 투신사나 증권회사가
판매하는 수익증권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1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사 전체 수탁고는 지난 9일 현재
1백87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86조8천억원에 비해 무려 1백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투신사 수탁고가 급증세를 지속하는 것은 금융기관 퇴출 등 금융불안
상황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그룹계열 증권사의
수익증권에 시중자금이 집중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투신사 수탁고는 올들어 6월말까지 월평균 증가액이 1조원을 밑돌았으나
7월이후 급증세로 전환, 7월 18조원 8월 16조원 9월 10조원 10월 23조원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정부가 콜금리를 연 9%대로 떨어뜨린 지난 9월말이후 은행 종합금융
등 금융기관의 단기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수익증권으로 한꺼번에 몰렸다.

반면 은행금전신탁의 경우 지난 6일까지 38조9백15억원이 감소했다.

자금사정이 비교적 넉넉한 대그룹들이 잉여자금을 수익증권으로 굴리고
있는 것도 수탁고 증대의 원인이다.

투신업계 관계자는 "회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시중자금을 대규모로
끌어들인 5대그룹이 일시 여유자금을 수익증권으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금리가 연 9%대로 떨어지자 재테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인들도
수익증권으로 발길을 옮겼다.

은행 정기예금금리가 연 10%대 미만인데 반해 6개월이상 수익증권은 연
11%의 수익률이 제시되고 있다.

한편 이같은 수탁고 증가는 대부분 신설 투신운용사에 의한 것이어서 향후
투신업계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한국투신 대한투신 국민투신 등 "빅3"는 수탁고가 16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일투신 삼성투신 중앙투신 등 지방사는 2조6천억원 느는데 머물렀다.

반면 증권회사가 수익증권 판매를 대행하는 투신운용사의 경우 증가액이
81조원으로 전체 수탁고증가분의 81%를 차지했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기존 투신사들이 별도의 판매수단 등을 개척하지 않는한
갈수록 기존사의 영업력이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