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계 빅3의 한 축인 크라이슬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2일 독일의 다임러벤츠에 정식으로 합병되면서 73년 역사를 마감했다.
이날로 크라이슬러는 이제 미국의 기업명부에서 사라졌다.
대신 독일 기업명부에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등재되면서 독일기업이 됐다.
이에따라 미국 자동차업계는 지금까지의 "빅3"체제에서 "쌍두"체제로
바뀌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1925년 6월 GM출신인 월터 크라이슬러가 설립했다.
이 회사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대약진, 창사 10년만인 1935년에
포드를 제치고 GM에 이은 미국 제2의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소형차 공세에 밀려 지난 70년대 중반 극심한 경영위기에
봉착, 파산일보직전에 몰렸다.
이 때 혜성처럼 등장한 리 아이아코카에 의해 기사회생했다.
아이아코카는 그러나 항공우주 전자 등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90년대초
위기를 자초, 결국 93년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크라이슬러는 그후 팀제를 도입, 경영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그랜드
체로키"등 지프형 자동차, "다지램"픽업 트럭, 차세대 미니밴 등 히트모델을
내놓음으로써 다시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크라이슬러는 자동차기술사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30년대 개발한 러버(rubber)엔진과 오버라이드(overide)트랜스미션,
50~60년대의 고성능 8기통엔진(426 헤미 V8)등은 자동차 기술발전에 한 획을
그은 대사건이었다.
국적과 이름이 바뀐 크라이슬러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지가 주목된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