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고있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가간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에 적극적인 EU와 마지못해 끌려가는 미국, 의무감축을 받아들인
38개 선진국간에도 의견차이가 있다.

개도국 중에는 산유국들과 온실가스 대량배출국인 중국 인도 등이 "의무
감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기후변화로 국토가 수몰위기에 처한 42개 도서국들은 빨리 감축논의에
들어가자고 호소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각국의 입장차는 이렇게 크다.

경제적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한국도 온실가스 감축을 받아들이면 매년 3~4%의 GDP감소가 불가피한 실정
이다.

에너지 다소비 경제구조를 갖고있는 탓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자발적인 의무부담을 논의하는데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OECD회원국으로서 이 협약을 외면할 수 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한마디로 무방비상태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CO2 배출량 전망, 의무감축시 경제적 영향 등 기본적인 부문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보고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범정부차원의 대책기구도 지난 4월에야 출범했다.

우리는 IMF사태를 겪으면서 "실기"의 대가를 뼈저리게 느끼고있다.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IMF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태완 < 사회1부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