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로커 소찬휘(26)의 목소리엔 힘이 있다.

거칠고 폭발적이다.

고음에서 한번 더 꺽어 올리며 토해내는 소리는 한여름 장대비 처럼
시원하다.

남성로커 뺨칠정도다.

그가 소화해낼수 있는 음악은 록만이 아니다.

솔 발라드 리듬앤블루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그가 13일~15일 정동문화예술회관에서 콘서트(752-1608)를 연다.

지난 3월 세번째 음반을 낸 후 가져온 전국투어공연을 마무리하는 무대다.

"지난주 대전공연을 마치고 쓰러졌어요. 꽉짜인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피곤이 겹쳤던가 봐요. 하지만 라이브공연으로 승부하는 로커로서 약속된
무대를 비울수야 없지요"

그에겐 강단이 있다.

별명도 "깡순이"다.

음반을 만들 때면 제작진이 먼저 "이젠 그만하자"며 손을 내저을 정도로
노래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노래활동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기타를 좋아해 사설학원에서 강습받던 중이었어요. 강사가 소질이
보인다며 그룹활동을 해보라고 권한게 계기가 됐지요"

곧바로 여성5인조 록그룹 "이브"를 결성, 기타리스트로 2년간 활동했다.

이후 댄스그룹 "큐브"의 멤버로 활약했다.

96년 솔로로 독립, "헤어지는 기회"를 타이틀곡으로한 첫 음반을 냈다.

당시 인기절정의 선배가수 박미경에 비견될 정도로 부각됐다.

그만큼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곡에 대한 시비가 일어 활동을 중단해야하는 시련을 겪었다.

"솔로로 정식데뷔한 것은 지난해 두번째 음반을 내고부터라고 할 수 있어요.

댄스곡 "현명한 선택" "내가 배운 사랑"를 내면서 신데렐라란 말을 실감
했어요.

그해 7월 연 첫 개인콘서트의 열기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요"

그는 올 4월 낸 세번째 음반 "Another"로 날개를 달았다.

11곡중 9곡을 직접 써 만드는 등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발휘한 이 음반
은 댄스가수에서 로커로의 변신을 선언한 신호탄이었다.

타이틀곡 "보낼수 밖에 없는 난"은 록마니아들의 가슴을 파고들며 라이브
무대의 열기를 부풀렸다.

그는 이번 서울공연을 끝으로 당분간 외부활동을 중단할 생각이다.

4번째 음반을 내기위해서다.

"내년 3월께까지 음반작업에만 몰두할 계획입니다.

틈나는대로 기타를 치며 새곡을 준비하고 있어요"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