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현대사를 이끌어온 베이징대학의 개교 100주년을 축하드린다.

나는 지난 94년과 96년에 이어 베이징 대학을 세번째 방문하게 되었다.

그만큼 북경대학과의 인연이 각별하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한국은 과거 2천년이상 세계 어느나라 보다도 지리적 역사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과거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불행한 관계에 있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양국
관계는 지극히 평화적이고 협력적이었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적 성장을 이룩했으며 그 과정에서
야기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란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과감한 개혁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덩 샤오핑(등소평), 장 쩌오민(강택민) 주석 등 탁월한 지도자들
의 영도 아래 경이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특히 지난 78년 이래 연평균 10%에 가까운 놀라운 성장으로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동남아에서 시작된 외환위기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위기로 확산
됐다.

그 결과 아시아 경제의 고도성장 추세에 먹구름이 덮히기 시작했다.

한국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결심으로 금융.
기업.노동.공공부문 등 4개분야 개혁을 단행하고 있으며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스스로 안고있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평가절하의
압력을 이겨냄으로써 다른 나라의 통화가치 연쇄하락을 막아내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한.중 경제협력의 확대는 지금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과 번영을 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양국은 경제적으로 서로 보완성을 지니고 있으며, 성장잠재력 또한 높기
때문이다.

양국 모두 21세기를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에 달려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 경제 안보 문화 등 포괄적인
동반자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발판으로 양국 젊은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전진, 21세기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할 것을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