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보일러업계 역시 수요감퇴가 가장 큰 현안이자 문제점입니다"

한국가스석유기기협회의 전종섭(59) 전무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로
협회가 제반 사업을 축소하는 등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주택경기침체로 가스레인지의 경우는 수요가 전년대비 약 40% 줄었으며
잘 나가던 가스보일러도 전년보다 10% 정도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 전무는 덧붙였다.

"보다 고질적인 문제점은 업체간의 과당경쟁입니다. 대량납품입찰의 경우
제조원가에 못미치는 가격으로 낙찰받는 것이 다반사예요"

그는 이에따라 "1~2개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1년에 10억~2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며 "과당경쟁이 가스보일러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지만 "가스보일러 시장은 연간 5~10%의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산업"
이라며 정부가 자금지원을 늘리는 등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
했다.

"가스보일러 시장이 90년대 초반처럼 20~30%의 고도성장을 하기를 기대
하기는 어렵지만 도시가스배관망 확충에 따른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수출확대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10여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가스보일러는 가격면에서 국제경쟁력이
있고 품질면에서 볼 때에도 디자인, 효율.편리성, 안정성, 성능 측면과
전반적인 기술수준에서 선진국에 뒤떨어지지 않으나 연소방식과 관련한
환경기술분야에서는 아직도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 등 선진국에 수출하려면 환경친화적 기술이 필요함은 물론
C마크를 획득해야 하고 현지의 까다로운 규격 및 제도에 맞추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재원 및 인력 부족으로 협회가 외국업계동향 등을 파악
하는 등 수출개척창구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각 업체가 개별적으로 수출시장을 개척, 소량을 수출하고
있으나 협회차원에서 수출유망지역에 대한 정보수집 노력이 강화되고 외국
시장 개척에 필요한 지원자금 등이 마련되면 수출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
했다.

"석유 가스로 인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는 규제강화를 통한 제도
보완으로 이를 해결하려 듭니다"

전 전무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원인을 따져 이를 보완하면 되지, 사고
발생을 전제로 주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바른 방안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가스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스보일러메이커, 설치업자, 사용자가
모두 자기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전 전무는 "특히 설치업자
가 시공을 규정대로 하고 사용자도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노웅 기자 woong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