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에는 여성들이 니트모를 많이 찾네요"

이태리모자의 신인식(61) 사장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 모자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지만 모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라니냐의 영향으로 올겨울 추위가 그 어느때보다 매서울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소비위축으로 어려워진 모자업체들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내다
봤다.

모자는 매우 덥거나 추워야 잘 팔린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나 비는 모자장사에는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신 사장은 국내 고급모자의 맥을 잇는 인물로 통한다.

그가 모자장사에 손을 댄 것은 지난 63년.

그는 남대문시장에서 간판도 제대로 달지 못하고 모자 장사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 점포를 갖고 있는 몇 안되는 고급모자 업체의
창업자다.

남대문 본점과 롯데백화점의 6개 매장및 현대백화점 신촌점등에 가면 이태리
모자를 구할수 있다.

매출액은 연간 10억원으로 많지 않지만 국내 고급모자의 정상업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함께 모자장사를 시작한 한 친구는 싼 인건비를 무기로 스포츠모자를 외국에
대량수출해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그는 여태껏 변함없이 고급모자만을 취급
하고 있다.

이 회사가 선보이는 모자는 1만~3만원대가 주류를 이룬다.

토끼털로 만든 30만원짜리 모자도 있다.

토끼 7마리의 털이 들어간다고 한다.

고급이라고 해서 중.장년층이 쓰는 정장용만 있는것은 아니다.

유아용만 빼곤 캐주얼용에서부터 정장용 스포츠용등 다양하다.

스타일도 50여가지에 이른다.

이 회사는 고급모자만을 고집한 덕에 많은 유명인사들을 고객으로 두고있다.

유명탤런트와 국회의원들이 이태리모자를 자주 찾는다고 신 사장은
귀띔했다.

이태리모자는 특히 국내에서 모자 드라이클리닝을 해주는 몇 안되는 곳이다.

부산 광주 속초등지에서까지 모자를 들고 찾아오는 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생산공장까지 갖추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10월부터는 프랑스의 피에르카르
댕 모자를 라이선스 제조해 공급중이다.

또 일본 후지와 영국 캥거루등 해외 유명브랜드도 직수입 판매하고 있다.

물세탁을 해도 수축되지 않는 텐셀을 사용한 모자를 내놓는등 꾸준히 새로운
모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신 사장은 자신이 모자장사를 시작하기전인 자유당시절이 모자가 제일 잘
팔리는 호황기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모자시장을 불황으로 이끈 장본인이라는 해석
을 내렸다.

케네디 대통령이 장발을 유행시켜 세계적으로 모자사용을 급감시켰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윗사람이 모자를 애용하면 아랫사람들도 모자를 앞다퉈 써왔다며
이승만 대통령 이후에는 모자를 좋아하는 대통령이 없었던게 아쉽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