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와 물질이 화합하여 연소하는 현상인 불은 빛과 열을 내는 "에너지"다.

그런데 전기가 발견된후 불은 자체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 형태로 바꾸어
전선을 통해 이곳저곳에 전달, 빛이나 열로 전환해 이용한다.

전선은 "다른 형태의 불"을 날라다 주는 수송수단이다.

1746년경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뮈센브루크와 독일의 클라이스트가 전기를
축적하는 "라이덴병"이란 것을 각각 고안하자 한때 유럽서는 전기 확인실험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프랑스왕은 근위병 1백80명이 둥글게 원을 만들어 서서 손을 잡도록 했다.

그리고 서로 이웃한 두병사에게 함께잡은 손을 풀고 라이덴병을 만지게
했다.

순간 모든 병사들은 동시에 하늘로 펄쩍 뛰었다.

1747년 7월 14일 런던 웨스터민스터 다리에서도 실험이 있었다.

다리에다 리이덴병과 접속된 4백m짜리 철사줄이 늘려놓고 강 양쪽에 한손에
쇠막대기를 든 사람을 각각 서게 했다.

이들에게 한손으로는 철사줄을 잡고, 다른 손에 든 쇠막대기를 동시에
강물에 담그라고 명령했다.

그 순간 두사람이 같이 펄쩍 뛰어 올랐다.

사람들은 전기가 넓은 강도 번개불같이 통과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인간이 전기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난 헤프닝들이다.

전기는 오늘날 전자와 어우러져 우리의 생활을 두루 편리하게 해주지만
때로는 태만과 부주의로 이로부터 재해를 입는다.

한예로 국내 화재사고의 35%가량이 부주의한 전기사용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지난 12일 자정에 발생한 서울광장시장의 화재도 일단 누전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같다.

30년 넘은 목조건물에서 전선 등을 제때에 교체하지 않았다면 전기는 오히려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전기이외에 담배불 방화 불장난 불티 난로 가스부주의 등을
국내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불은 11월과 3월사이에 특히 많이 난다.

속담에 "불난 끝엔 재수있다"란 말이 있으나 이는 불난집에 가서 하는
위로의 말이다.

불은 늘상 조심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