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사들이 세계 여류기단 정상에 오를 것인가.

제5회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한국경제신문사 KBS공동주최, 보해
양조 후원) 8강전이 일본선수가 출전선수의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13일
한국기원에서 열렸다.

일본선수단은 대회 출전선수 4명이 모두 8강에 진출했다.

특히 펑윈을 물리친 요시다 미카 6단과 윤영선을 꺾은 고바야시 이즈미 3단
은 이날 자국 선수끼리 대결, 4강진출권 1장을 이미 확보했다.

전날 양후이 8단을 꺾었던 권효진 초단은 이날 일본 최강 아오키 기쿠요
7단을 맞아 혈전을 벌였다.

아오키7단은 남성들과 함께 기량을 겨루는 일본 신인왕전에서 결승까지
진출한 실력파.

권초단이 아오키7단을 누른다면 다시 한번 이변을 만드는 것이어서 이날
8강전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제니스김 초단을 누르고 8강에 올라 온 황염2단은 이 대회 최연장자인
화쉐밍(36)7단과 4강 진출권을 놓고 다퉜다.

화7단은 93년 중국바둑 개인전 여자부 우승자로 세계 정상급 기력의
소유자다.

황염은 89년 중국 여류명인전에 우승할 당시 루이나이웨이9단을 꺾었던
경험을 되살리며 침착하게 싸움을 풀어 나갔다.

"중국의 희망" 장쉔8단은 일본 고야마 데루미5단과 이날 만났다.

장쉔8단은 90년 중국여류기단을 평정한데 이어 올해도 중국바둑개인전
여자조에서 준우승, 녹슬지 않은 기량을 갖고 있다.

<>.첫날 16강전에서 탈락한 펑윈9단과 양후이8단은 이날 오전 베이징행
아시아나기로 귀국했다.

지 루이 중국선수단 총무는 "펑윈은 2달전 딸을 낳은 탓에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양후이는 다 이긴 게임을 막판에 1수를 잘못봐 졌다"고
탈락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또 "바둑이란 워낙 이변이 많은 게임이라 한국이나 일본 여류기사들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해도 중국 여류기사보다 실력이 낫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설명.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는 일본 선수단의 스즈키 총무는 이번 대회 일본팀
우승확률을 50%로 내다봤다.

그동안 보해컵을 독식해 온 루이나이웨이9단과 펑윈9단과이 더이상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일본선수단은 그동안 보해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이번에 단장을 파견하지
않았다.

<>.요시다 미카6단은 첫날 펑윈을 물리칠 당시 부적(?)덕을 톡톡히 봤다는
후문.

그는 "굿럭"이란 영문 부적을 몸에 지니고 이번 대회에 출전.

<>.중국계 네덜란드 대표인 꾸오취엔 5단은 16강전에 탈락했지만 이날
대회장에 나와 다른 선수들의 대국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그러나 전화를 통해 아이들이 울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14일에는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