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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C 정상회의] (기고) 아/태 경제부흥 프로그램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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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싱크탱크로 잘 알려진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이 지역 경제회복을 위한 경제부흥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면 경기부양 효과는 극대화되고
    위기재발의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버그스텐 소장이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요약한다.

    < 정리 =박수진 기자 parksj@ >

    ----------------------------------------------------------------------

    아시아 경제위기를 끝내고 새로운 발전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굳이 명칭을 붙이자면 "아시아 부흥프로그램"정도가 될 것이다.

    이번 APEC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돼야 한다.

    이 프로그램의 요점은 간단하다.

    회원국들이 재정및 통화정책에서 주목할만한 부양책들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금융이나 다른 산업부문의 개혁을 위한 조치들도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되겠다.

    주지하다시피 아시아 회원국들이 위기해법으로 매달렸던 수출주도식
    부양책들은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들 아시아 국가는 서로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을 소화해주는 공존 관계에
    놓여있다.

    이때문에 아시아 지역이 일제히 경기침체에 빠지자 "수출이 탈출구가 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일본이 있긴 하지만 금융위기후 수입을 줄이고 있어 아시아 위기국들에
    도움을 주기보다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했다.

    미국에도 큰 기대를 걸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내년 4천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미국내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게 될 것이다.

    실업률도 상승하는 등 경기둔화기미가 뚜렷해 아시아로부터 수입을
    늘리기가 힘들어질게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국 자신들에게서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스스로 내수부양책을 쓰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위기국들 대부분이 건전한 재정상태에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에 재정정책에 다소 여유가 있다.

    때문에 경기 부양자금을 국내 차입을 통해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엔 일본이 지원키로 한 3백억달러나 선진국들이 제공
    하기로 한 "2선 지원금"에 기댈 수 있다.

    세계은행은 위기국들에 1백억달러의 지원금이 제공될 때마다 아시아 국가들
    의 국내총생산(GDP)이 1%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기국들은 통화팽창을 통해서도 내수부양에 나설 수 있다.

    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위기국들의 환율이 대체로 안정돼 있는 상태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현재 금리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실제로 몇몇 나라들은 이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인접 국가들과의 경쟁때문에 이런 경기부양정책을 마음놓고 쓰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이같은 부양책은 특정 국가가 독자적으로 쓸 경우 큰 효과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 82년 프랑스가 다른 유럽국가들이 경기침체에 빠졌을 때 혼자 부양책
    을 쓰다가 결국 실패했던 적이 있다.

    결국 역내 위기국들은 일제히 금리를 인하하고 재정지출을 늘리는 등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부양책을 쓰지 않는 이웃나라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그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물론 부양책에 대한 각국의 접근방식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똑같은 방법을 쓸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동일한 방식을 채택하기보다 서로 방식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APEC정상회의에서는 경기부양 방식에 대한 "조율"이 우선적으로
    합의돼야 한다.

    물론 각론은 각료회의에서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APEC정상회의에는 환태평양의 위기국 지도자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도 베트남 페루와 함께 이번 회의부터 정식회원국으로 참가한다.

    참가국이 21개국이나 되는 만큼 회의참석 목적이 제각각일수 있다.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내수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어 외부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외부지원금을 따내기 위해 백방으로 뛸
    것이다.

    멕시코와 칠레 등 이미 외환위기를 경험한 국가들은 자신들의 위기극복
    경험을 소개하는 것에 소일하다 돌아갈 것이다.

    일본은 감세 및 금융개혁과 관련,미국등 다른 회원국들로부터 많은 압력을 ]
    받을 것이다.

    APEC을 통해 역내에서 엔화 동맹을 실현하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일본이 지불해야 할 희생과 대가가 만만찮다.

    사실 아시아경제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경기부양책은 다른
    국가들에도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국내 사정을 이유로 경기부양에 대한 외부의 압력과 요구를
    무시하곤 했다.

    이번에도 미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일본측에 실질적인 경기부양책
    을 내도록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일본이 이번에 제대로 부양책만 내놓는다면 세계 금융위기를 해결한
    "영웅(Hero)"이 될 것이라고 바람을 잡고 있다.

    미국이 갖고 있는 카드는 금리인하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자금이 아시아로 돌아갈 것이고 달러화 표시 채무가
    많은 아시아국들의 채무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또 엔강세를 불러와 위기국들의 무역적자를 감소시켜 줄 것이다.

    현재 미국내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단기금리는 높은 편이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콜금리는 여전히
    30년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높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FRB는 앞으로 금리를 1%포인트가량
    더 인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또 있다.

    IMF로 하여금 "아시아 부흥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일이다.

    IMF가 이미 위기국들의 경기부양정책을 인정하고 있어 여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IMF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이 꼭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이같은 부흥 프로그램에 적극 참가해 그동안 위기과정에서 뒤집어썼던
    수많은 오명을 씻을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 이번 APEC회의는 지난달 열린 IMF.IBRD연례총회의
    연속선상에 있다.

    총회당시 도출하지 못했던 위기해소를 위한 "끝내기 전략"이 이번 회의에서
    는 도출돼야 한다.

    각국이 GDP의 2%에 해당하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펼 수 있다면 내년
    이 지역에서는 경제성장률이 4%포인트 정도 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3백억달러의 자금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이에대한 세부 사항들이
    각료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다.

    이번 APEC에서 논의돼야 할 아시아 부흥 프로그램은 위기국들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가장 실효성있는 조치가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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