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는 지난 7,8일 이틀간 민통선안 통일촌에서 "장단콩"축제를 열었다.

파주 특산품인 장단콩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열린 콩축제에는
1만5천여명이 참가했다.

축제 개최장소가 민통선 안이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사전에 군부대에서
비표를 얻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주시가 민통선 안에서 축제를 개최한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파주가 통일시대에는 남북교류의 거점도시로 발돋음할 것이라는 점을
참가자들에게 은연중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파주를 "미래의 땅"으로 주목해보라는 암시가 깔려있다.

자유로 문발인터체인지에서 파주시청이 있는 금촌면으로 들어가는 초입인
문발리 당하리까지의 도로변에는 30여개의 부동산중개업소가 성시를 이루고
있다.

IMF이후 부동산경기가 수그러들면서 10여개 업소가 간판을 내리기는
했지만 면단위치고는 업소숫자가 여전히 많은 편이다.

"미래를 보고 파주시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여전하기
때문"(월드공인 이창호 사장)에 당장 경기가 좋지 않아도 중개업소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다.

파주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게 만드는 소재는 크게 두가지다.

남북관계 개선여부와 교하면 택지개발지구의 사업계획 승인시점이다.

파주 부동산 값은 남북관계 흐름에 따라 출렁거린다.

남북관계에 좋은 뉴스거리가 터지면 파주 부동산 값은 꿈틀거린다.

반대의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는 얼어붙곤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올들어 2차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남북경협사업 보따리를 풀어놓자 파주로 향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민통선 안에 있는 준농림지를 주로 찾고 있다.

통일대교를 건너면 곧바로 닿게되는 군내면 백련리 점원리, 여의도
크기만한 초평도 근처 동파리 등에서 값싸게 나오는 준농림지가 투자자들의
관심물건이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강을 건너냐, 안건너냐에 따라 땅값은 천양지차다.

초평도 근처의 민통선 안쪽 준농림지는 평당 3만~4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을 건너지 않는 문산읍 마정리 장산리의 준농림지 시세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다.

민통선 안쪽이라도 군내면 원당리 통일촌 인근의 준농림지 가격은
평당 6만~7만원정도에 이른다.

일산 화랑공인 조성걸 사장은 "현대가 북한 해주에 2천만평의 공단을
조성할 계획을 발표한후 "강건너" 시세를 알아보려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교하면 문발리 신촌리 일대 67만5천여평에 조성될 택지개발지구의
착공시점도 주목거리다.

교하 택지개발지구에는 아파트 1만5천5백여가구, 전원형 단독주택
5백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는 이미 발표된 수도권 택지개발지구가운데
교하지구를 우선 착공할 계획이지만 아직 개발계획 승인시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오는 20일 착공할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1단계 25만평)사업과 함께 교하 택지개발지구 공사가 시작되면 파주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교하지구 개발로 주변지역의 땅값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게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이에 따라 교하지구 외곽도로변인 동패리 서패리 와동리 당하리 문발리
다율리일대 및 자유로와 경의선 철로변 안쪽지역인 탄현면 일대의 준농림지가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지역이다.

교하면과 탄현면지역의 준농림지는 급매물을 중심으로 평당 40만~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001년 개장예정인 맥금지구 온천장(22만평)과 최근 개장한 온천인 파주
금강산랜드도 투자자들을 흡입할만한 소재로 꼽히고 있다.

테마공인 박영민 사장은 "5백~1천평규모에 가격이 싸게 나오는 급매물은
팔리고 있지만 앞으로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현지 땅소유주들은 가격을 훨씬
높게 부르고 물건도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때 파주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길게봐야 한다.

단기매매는 금물이라는게 현지 부동산업소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 파주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