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상태에서의 실험은 각양 각색이다.

노화의 비밀을 규명하기 위한 실험만 있는게 아니다.

생명공학연구소 이대실 박사는 "무중력상태는 지구상에서는 하기 힘든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일례로 의약업계에서는 인체의 단백질과 효소구조를 규명해 신약을 개발
하려는 연구가 꾸준히 시도돼왔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생체물질의 구조를 파악하려면 일단 결정구조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무중력상태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우주공간에서의 실험들 가운데 화제를 모은 것들을 정리한다.

<> 바퀴벌레도 실험대상이다 =존 글렌 상원의원의 스포트라이트에 눌려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는 사상 처음 바퀴벌레도
탑승(?)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살 수 있다는 바퀴벌레의 생존력을 알아보기 위한 것.

과학자들은 알을 품은 3마리를 포함해 9마리를 실험했다.

<> 우주공간에서 살아있는 동물에 처음으로 칼을 댔다 =지난 4월 미국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에 탑승했던 의사들은 무중력상태에서 신경이 어떻게 성장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갓 태어난 생쥐 여섯 마리의 다리에 상처를 낸 뒤
다시 봉합했다.

그동안 우주공간에서의 동물실험은 죽은 동물을 해부하는 수준이었다.

의료팀은 상처부위에 주입한 형광물질이 척수와 근육세포로 확산된 생쥐들을
모두 해부, 상처 치유과정을 관찰했다.

무중력상태가 근육과 세포발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였다.

<> 무중력상태에서도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 =작년에 러시아의 우주선 미르
호에 탑승했던 미국의 한 과학자는 식물의 씨앗에 싹을 틔워 씨앗을 맺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인간이 우주여행에 필요한 식량과 산소를 자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우주에서 결실을 본 최초의 식물은 브래시카 라파다.

순무 배추 유채와 가깝다.

과학자들은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다 묻혀주는 꿀벌 역할을 했으며 공기
흐름을 조절하고 무중력 상태에서도 물이 뿌리에까지 미치도록 해 결실을
보도록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