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 재개를 무조건 수용했다.

이에대해 미국측은 일단 군사행동은 유보하고 대신 이라크에 <>유엔특별
위원회(UNSCOM)의 사찰활동 보장 등 5개항을 요구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가 무기사찰을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밝히고
"이에따라 이라크에 무기사찰을 받을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러나 "이라크의 사찰수용 의사 표명만으로는 부족하다"
며 <>무기사찰단의 활동보장 <>사찰지역의 제한 철폐 등 5개항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장기적으로는 이라크에 사담 후세인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정부가 세워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서방국가들과
함께 이라크의 야당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14일 이라크에 대한 공격명령을 내렸다가
이라크측이 무기사찰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공격명령을 취소했다.

그러나 곧이어 미국측은 이라크측이 무기사찰 조건을 내건 점을 이유로
이라크에 대해 "무조건적인 무기사찰 수용"을 요구하며 다시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관련,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이라크가 제시한 "무기사찰
재개 동의" 서한과 부속서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마라톤 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안보리회의에서는 영국측도 "조건이 붙은 제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측의 입장에 동조했다.

반면 이라크에 대해 동정적 태도를 보여온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 등은
이라크의 막판 입장 변화를 환영하면서 이라크측 제안을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안보리 회의에 앞서 "이라크가 옳은 방향으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보리의 이같은 논란에 대해 니자르 함둔 유엔주재 이라크 대사는 "부속
서류에서 제시한 9개항은 무기사찰 재개에 대한 조건이 아니라 단순히
이라크측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라크측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이라크측이 다시 조건없이 무기사찰을 수용하겠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측이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1차 서한을 보낸 이후 2차로 3장의 서한을 보내 무조건
사찰수용의사를 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행정부내에서는 그동안 "후세인을 축출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제기돼와 앞으로 미국이 후세인에 대한 퇴진압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